- 얼마 전에 민주노총 실장급 인사가 있었는데요.

- 민주노총 인사가 다음날 일간지 ‘인사·동정’란에 일제히 실렸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 이전까지 일간지 ‘인사’란에 노동단체 인사까지 실린 경우가 없었거든요. 대체로 공기업, 대기업, 정부에서 인사가 날 경우만 실리는 것이 ‘정석’이었죠.

- 더구나 민주노총이 따로 보도 자료를 내지도 않았거든요.

- 노동부 출입기자들도 의아해했습니다. 일간지 ‘인사·동정’란은 부처 출입기자보다 내부 편집부에서 챙기는 만큼,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이례적인 일인 것이 맞다는 반응입니다.

-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이 그만큼, 올라간 것일까요?

현안 '타결, 가장 좋은 명절 선물

- 한가위를 앞두고 각 사업장들의 임금·단체협약 타결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습니다. 노사 모두 명절을 잘 보내기 위한 의미 있는(?) 협상이 아닌가 싶은데요.

- 예. 지난 14일에도 111일째 투쟁을 전개해오던 공공연맹 소속 죽암휴게소(하)노조가 극적인 타결을 이루고, 15일 하루 휴식을 가졌습니다.

- 물론 휴게소는 명절 때 더 일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노조 조합원들은 16일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해 다른 때보다도 더 바쁘게 일을 해야 하지만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무거운 짐을 덜어버려 한결 가뿐한 모습입니다.

- 일방적인 근무형태 변경 원상회복과 조합원 및 위원장에 대한 징계 철회 등을 요구했던 죽암휴게소(하)노조는 휴게소 앞 천막농성만 111일째, 전면 파업은 47일째나 진행해 온 대표적인 장기투쟁 사업장 중 한 곳이었습니다.

- 예. 기쁜 소식입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죽암휴게소(하)노조보다 더 길게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들이 많은데요. 한가위가 오기 전 극적 타결을 이뤄 기쁜 마음으로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말뿐인 상생”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하도급 공정을 다짐했다죠?

- 예. 양극화 문제가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면서 대기업 집단들의 모임인 전경련은 올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주요사업으로 정하고 틈만 나면 실천을 다짐해 왔습니다. 급기야 15일에는 특별간담회를 열고 ‘하도급거래 공정화 5대 항목이행’까지 결의했는데요. 그래도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 왜 그렇죠?

-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대기업들의 횡포가 여전한데다 결의를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중소기업 아무개 사장님은 “여론몰이하면서 돈 자랑 그만하고 있는 법이나 잘 지키라”며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날 공정위는 반복적으로 하도급법을 위반한 업체 34개를 또 적발해 제재조치를 내렸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납품업체들 눈에는 대기업들 다짐이 허공의 메아리처럼 들릴 밖에요. 대기업 사장님들! 호텔에서 다짐 그만하시고 있는 법이나 잘 지키시는 게 어떨지요?

민주노총 나머지 인사개편에 귀 쫑긋

- 민주노총 사무총국은 '인사의 계절'인 듯한 분위기입니다. 지난 주 실장급 인사를 마무리 한 뒤 국장, 부장, 차장급 인사 개편도 한창 진행중인데요.

- 사무총국 구성원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개편 내용에 관심을 보이겠군요.

- 예, 인사개편은 임원들과 신임 사무차장, 기획실장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실장급 이하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실장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하지만 개편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군요.

- 인사 개편 당사자들 뿐 아니라 실장들도 최대한 많은, 그리고 능력 있는 구성원들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서 개편을 주도하는 당사자들이 입을 꽉 다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은 추석연휴가 끝난 뒤에나 결과를 발표할 것 같습니다.

- 추석연휴가 끝나면 민주노총 사무총국 구성원들은 인사이동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겠군요.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