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3일 현대차 경비대에 납치돼 정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울산동부서 형사들에게 체포됐던 현대차 안기호 위원장<사진>이 7개월만인 15일 낮12시 출소했다. 울산지방법원은 이날 선고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처분을 선고했다.

출소된 직후 안기호 위원장은 <매일노동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출소는 했지만 사람만 밖에 있을 뿐 보호관찰처분을 받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짧게 출소 소감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어 “여전히 김상록 부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4명의 간부들이 수배 상태에 있으며 기혁이 죽음에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 소식까지, 많이 힘들다”고 전했다.

울산구치소 구속 수감 중 언론을 통해 류기혁씨의 자살 소식을 접한 안 위원장은 눈앞이 캄캄할 따름이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수배생활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꼼짝할 수 없을 때도 토요일, 일요일 꼭꼭 찾아왔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아우였기에 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때 함께 가슴아파 했는데, 류기혁씨는 구속수감중인 안 위원장을 찾아 올 만큼 그렇게 따뜻한 후배였다는 것.

세상과 단절된 채 7개월 동안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원청의 탄압 소식에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식농성뿐이었다. 류기혁씨의 자살 소식을 듣자마자 그랬고 지난 2월 경찰 체포 당시 울산공장에 남겨진 5공장 농성자들을 생각하며 그는 또 단식농성을 했다.

“노동운동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동지들의 편지를 받아보면 회사가 자행한 탄압보다 함께 노동운동을 하는 이들과의 갈등에 더 힘들어 했다. 850만 비정규직노조운동에 연대하는 것, 지금 노동운동이 해야 할 몫인데 원·하청 노동자들이 생각과 행동이 다르고…. 막막하고 절망적이다.”

최근 현대차 임단협 타결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운동의 무력감과 패배감까지 든다는 안기호 위원장. 그는 이날 출소하자마자 5공장 조합원들에게 바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의 발걸음은 비정규노조 사무실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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