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오는 11월 비정규조직센터를 건립한다. 기존 비정규 조직 및 투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조직이나 상담을 위주로 한 수세적인 경향을 띠었다면, 인력과 재정을 집중투입해 기획되고 준비된 조직, 투쟁을 하겠다는 게 비정규센터 건립과 전략조직화사업의 배경이다.

따라서 기존 미조직비정규사업실의 투쟁 업무는 조직쟁의실로, 정책업무는 정책실로 이관되면서 비정규조직센터는 전략조직화사업과 조직활동가 양성 및 배치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전략조직화사업에 대해 “신자유주의 공세를 뚫고 노동운동의 전망을 새롭게 여는 사업”으로 표현하고 센터 건립과 사업을 위해 50억기금을 모금할 정도로 상당한 무게를 두고 이다.

이런 사업을 책임지게 될 비정규센터소장으로 기형노씨(43세)가 지난 9일 중앙위에서 인준을 받았다. 전노협이 결성되기 이전부터 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해 온 기형노 신임 소장은 자동차연맹, 금속연맹, 공무원노조 등 오래된 조직사업 경험 때문에 신임소장으로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 소장은 “비정규전략조직사업은 노동운동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고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준비된 활동가가 필요하고 활동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물적토대인 50억기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50억기금 모금 사업이 현재 납부율 6% 이하로 목표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임단협 타결과 동시에 일괄공제 하기로 올해 정기대대에서 결의했다. 하지만 주요 대공장노조들의 임단협 타결이 늦어지고 있다. 금속연맹의 경우 9월에 타결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고 공공연맹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비정규조직화사업의 의미와 그 중요성들이 정규직 조합원들 속에 깊숙이 파고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연맹들의 간담회 상황을 들어보면 조합원 일인당 1만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안 된다면서 모금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비정규직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가는데 연맹과 단위사업장 지도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조합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줘야 한다. 이 사업은 노동운동의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고 진정성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 50억 모금을 위한 대책은.
“연맹과 단위노조에서 모금한 것을 매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총연맹 임원이 이번주부터 한달 동안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고 각 연맹별로 계획서를 제출토록할 것이다. 특히 중집위원들로 순회간담회팀을 만들어 가동시킬 예정이다. 이밖에 ‘비정규직과 함께하는 어깨동무 사업 등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북돋기 위해 방안을 고민중이다. 이는 모두 9일 중앙위에서 결의된 것으로 추가적인 계획보다는 기존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10월에 1차 조직학교가 열리기로 돼 있었다. 준비 상황은.
“50억 모금이 9월까지였지만 목표치에 미달돼서 한달 정도 유보돼 11월 중순에 시작된다. 교육프로그램이나 강사단 구성, 수강생 모집 방법은 준비가 다 돼 있다."

- 비정규조직화와 활동가양성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비정규사업을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단순히 50억기금이 어렵다기보다는 활동가들을 배출했을 때 어느 만큼 성과를 낼 것이냐가 문제다. 서울지역본부나 건설산업연맹에서 활동가들을 양성한 적은 있지만 총연맹 차원에서는 처음이다.

87년 항쟁이후 정규직노조 중심의 노동운동 역사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어렵다기 보다는 고민이다."

- 비정규직 조직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 사업을 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노조를 건설했던 경험을 보면 직간접적으로 활동가들이 있었다. 어느 곳에 갖다놔도 주변을 조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 그들을 중심으로 총연맹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법제도 개선투쟁이 뒤따라 두 가지가 맞물려야 비정규직이 투쟁의 중심으로 자리잡는다.

비정규직조직을 위해 센터를 설립했고, 조직을 위해서는 조직 활동가 양성이 필요하다. 조직활동가 양성을 위해서는 물적토대인 50억 기금이 절실하다. 50억 기금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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