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내 '좌파' 활동가들이 노동운동 위기 돌파를 위한 과제와 좌파활동가들의 조직적 결집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9일,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회의실에서 '노동자의 힘', '해방연대', '사회진보연대' 관계자들을 비롯해 노조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현장파’ 활동가들 50여명이 모여 ‘전국좌파현장활동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노동운동 위기 돌파를 위한 과제와 좌파현장활동가들의 연대를 위해’라는 제목으로 발제문이 발표됐으며 ‘좌파활동가 연대를 위한 과제’와 ‘이후 논의 방향’을 놓고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조직들은 지난 5월부터 좌파활동가들의 조직적 결집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80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여 전국활동가대회를 개최하고 당면투쟁을 결의했으나 조직적 연대의 전망을 세우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다며 “민주적이고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져 토론회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해 온 민주노총 소속의 한 활동가는 “토론을 통해 별다른 결론을 내린 것은 없고 발제문도 특별한 규정력을 지닌 것은 아니”라며 “토론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이후에 관련 논의를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기 원인을 '좌파 내부'에서 먼저 찾자"

이날 토론회 발제문을 보면 현시기 노동운동 위기의 본질은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로부터 오며, 탈계급주의(민족주의), 사회적 합의주의(노사협조주의), 투쟁회피 등이 내부 요인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초래된 원인을 좌파운동 내부에서부터 찾아보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

발제자는 “노동운동 좌파는 지금도 현장 곳곳에서 투쟁에 앞장서고 있지만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에 직면해 ‘총파업 투쟁이 조직돼 있느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는 “현장파 활동가들은 연대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입장차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분열을 거듭해, 이런 과정에서 공동계획과 실천을 만들어 낼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는 또 “노동운동 내 기회주의 세력이 부패어용세력과 손잡으면서 취업비리 등 자본정권과의 결탁구조가 확대되고 있다”며 “좌파노동운동도 이런 경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좌파활동가들의 조직적 연대
민주노총 혁신연대와 민주노동당 혁신연대 필요


좌파활동가들의 조직적 연대 방안으로는 전국좌파활동가조직(안)과 사회주의 정치조직(안), 지역 또는 업종을 축으로 하는 활동가 네트워크(안)이 제시됐다.

전국좌파활동가조직(안)은 의사결정과 집행을 담보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조직적 통일단결을 필요로 하는 방안이다. 따라서 노동자의 힘, 해방연대, 새흐름, 전노투, 특정한 정치조직에 속하지 않은 활동가들이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정규투쟁, 사회적합의주의 분쇄투쟁, 우익기회주의-부패어용세력 연대구조의 척결, 비정규노동자 조직화와 계급적 산별노조 건설을 전국좌파활동가조직의 실천과제로 제안했다.

사회주의 정치조직(안)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관료화, 우경화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민주노총 혁신연대와 민주노동당 혁신연대를 꾸리는 것을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발전시키고, 공공운수산별노조 중심으로 올바른 산별노조 추진,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를 비롯해 산별노조 및 연맹 혁신을 과제로 하고 있다.

지역 또는 업종을 축으로 하는 활동가 네트워크(안)은 전국조직이 긍정적 영향 외에 줄서기 운동 등 부정적 영향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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