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국노총에 비정규실이 신설된 이후 6개월이 흘렀다. 비정규실이 신설된 이후 한국노총은 6개월만에 8개의 노조를 새롭게 조직했다. 아울러 비정규 법안과 고 김태환 충주지부장의 투쟁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고 김태환 지부장의 죽음으로 널리 알려졌던 충주 레미콘 3사의 투쟁 역시 비정규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진행해 오던 사업의 일환이었다.

한국노총은 이미 올해 초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핵심사업의 하나로 제기했다. 물론 비정규실 또한 이같은 기조에 따라 신설된 것이다. 신설 6개월을 맞아 하정수 비정규실장을 만나 그동안의 평가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정수 실장은 “앞으로 한국노총 지역상담소를 전진기지로 하여 상담과 조직화를 동시에 진행하며 비정규직과 취약계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며 “고 김태환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일반노조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비정규실이 신설된 지 6개월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단 혼자서 모든 활동을 책임지다가 비정규실이 생기고 팀원이 늘어나면서 교육과 조직화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변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비정규실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조직본부에서 비정규 사업을 담당했다. 혼자서 거의 모든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진행이 어려웠다. 물론 여전히 해야 할 사업에 비해 가용인원이 적고 산별에서도 큰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은 있다.”

- 비정규직 노조와 조합원이 많이 늘었다.
“일단 한국노총이 이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비정규직과 취약계층에 대한 권리신장과 조직화를 핵심적인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 있었다. 이에 따라 비정규실도 신설됐기에 조직화 활동에 최선을 다해 왔다. 홈페이지와 각 산하조직을 통해 홍보도 많이 했고 이에 따라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었다. 거의 대부분이 노조활동 경험이 없던 사람들이었다. 노조 설립부터 조합원 확대까지 하나하나 챙겨가며 이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전국고속도로 영업소노조에서는 비정규노조를 다시 세우면서 투쟁을 통해 해고자 4명을 복직시키는 성과도 낳았다”

- 위에서 지적했 듯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다.
“가장 어려운 것은 노총 내부의 문제보다도 역시 전체 노동계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인식의 차이와 이에 따른 연대의 문제였다. 이전에 비해 많이 해소됐다고 느끼고는 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들이 존재한다. 비정규직 연대에 대한 정규직들의 인식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규직에 대한 교육사업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만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하지 않는다면 정규직 또한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 한국노총에서도 아직까지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에 정규직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도 어려운 점 중의 하나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당면한 비정규직 문제, 특히 특수고용직들의 노동3권 보장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도 지역상담소를 전진기지로 구축해 상담과 조직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좀 더 체계적으로 해 나갈 생각이다. 지역상담소에는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들의 상담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상담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이들 스스로가 문제해결 능력을 갖게 노조로 묶어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대구상담소는 상담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대구지역일반노조를 건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태환 열사가 지부장 직책을 맡고 있었고 비정규직 싸움에 함께 하다 돌아가신 만큼 지역지부들의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비정규직 조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상담소가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여기에 지역지부들이 함께 나서준다면 비정규노조 확대사업에 보다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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