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경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규직의 양보를 거듭 촉구한 것에 대해 양대노총은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노 대통령이 발언이 있은 직후 성명을 내고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진부하기 짝이 없는 흘러간 유행가를 계속 틀고 있는 느낌”이라며 “이렇게 진부한 노사관으로는 문제를 결코 풀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한국의 노사관계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암덩어리인 재벌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이번 경축사에서는 두산그룹의 분식회계나 'X파일'에서 나타난 삼성 같은 재벌과 정권의 유착을 전면공개하고 먼저 투명하고 도덕적인 신뢰회복의 조치가 먼저 언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재벌 기업들의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조의 무력화와 반노동자정책’을 지적하며 “노동자를 부당노동행위로 한번 죽이고 귀족노동자라는 이데올로기로 두 번 죽이는 이런 나라에서 대화와 타협을 주문하는 것은 거듭 세 번 죽이는 일”이라고 이같은 발언을 비난했다.

한국노총 또한 재벌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규직의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책임회피식 발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경제 양국화의 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중적 경제구조와 원하청 간 불공정 거래 등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규직의 양보 문제는 노동자 간 연대 문제일 뿐 경제양극화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철회하고 소득재분배 등 분배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이같은 정책이 시행될 때만 안정적인 국정운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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