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들의 해외여행은 공무원노조의 전망과 목표, 원칙을 약화시키고 타락시키는 행동이며 기생계급으로 전락시키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반대)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세계, 선진외국에서 좋은 시간 좀 갖는다고 그렇게 못마땅하나. 노조도 제대로 배워서 제대로 노조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찬성)

부산시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9박10일 일정으로 각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소속 14개 시·구·군지부 지부장과 유럽 연수를 떠나기로 한 것을 놓고 온라인 상에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부산시와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에 따르면, 이들 지부장은 연수기간 동안 소속 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1인당 420만원의 예산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노사분쟁 해결 사례 연구와 공무원단체 운영 실태 등 선진 노동문화를 견학할 예정이다. 부산시쪽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통해 올바른 노동운동을 정립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공무원노조는 조직력, 선전력, 정책력, 관리력 등 모든 면에서 시, 구쪽에 비해 열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전진해 온 원동력은 도덕성과 순결성에 바탕을 둔 자주성에 있었다”면서 “지부장들의 해외여행은 공무원노조의 전망과 목표, 원칙을 약화시키고 타락시키는 행동”이라며 반대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과연 9박10일 일정 동안 스쳐지나가는 유럽 노동조합에서 무엇을 배우고 와서 조합원들에게 무엇을 전파할 것인지 모르겠고 거창한 사유를 들어 외국으로 나가는 자치단체장, 자치단체의원들의 관광성 외유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한심이’라는 조합원은 “해외가 선진이라는 인식의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국내에도 공무원노조보다 노동운동을 일찍 시작하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조직들이 있다. 국내의 여러 노동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하번’이라는 네티즌은 “마음 비우고 새로운 세계, 선진외국에서 좋은 시간을 좀 갖는다고 그렇게 못마땅하나”라면서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그게 과연 잘못된 일인지. 노조도 제대로 배워 제대로 노조일을 하는 것도 난 중요한다고 본다”고 응수하며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현재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더 많다’면서, 11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해외연수 문제를 다시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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