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발표를 하루 앞둔 2일 일부 이견이 있는 기업을제외한 287개 기업에 대한 생사 판정이 모두 끝났다. 은행들은 실적이 양호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중인 기업 업체나 사적화의형태로개선작업이 진행중인 기업들에 대해 대부분 `조건부 회생' 판정을 내렸다.

동아건설을 제외한 소위 `빅 5'기업중 정리대상으로 판정을 받은 기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채권단은 287개 기업에 대해 1등급(정상), 2등급(일시적 유동성 기업),3a등급(유동성 문제가 구조적으로 발생한 기업이나 자구 계획으로회생가능한 기업), 3b(유동성 문제가 구조적으로 발생한 기업으로 정리대상기업) 등 4가지로 분류했다. 정리대상기업은 현재 매각이 진행중이거나 향후 법정관리 등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 대마사망 동아건설 뿐 =

채권단은 현재 워크아웃 기업이나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대해 거의 `3a'(회생 가능) 판정을 내렸다. 고합 갑을 벽산건설 새한새한미디어 성창(이상 주채권은행 한빛은행), 현대건설(외환은행), 남선알미늄 신호제지 성신양회(산업은행), 쌍용양회(조흥은행),조양상선 대한방직(서울은행), 신호제지,신호유화 동국무역(제일은행) 등이 이런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고강도 자구계획이 추진되고 이를 채권단이 인정할 경우 추가 금융지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신동방(한빛은행), 미주제강 한보철강 삼성상용차(산업은행), 세풍(조흥은행) 진도(서울은행) 등매각이 진행중인 기업은 일단 정리대상 기업인 `3b'로 판정났다.

맥슨전자 등 이미 매각된 기업은 판정에서 제외됐다. 신원 영창악기쌍용건설 등은 한차례 서면 결의를 받았으나 75%의 찬성을 얻지 못해2일 현재 은행간 추가 협의가 진행이다.


= 은행들 `자기에게 유리한대로' 판정. =

정기홍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1일 `3b' 판정을 받아 정리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은 45개 내외라고 밝혔다. 이중 청산절차를 통해 간판을내리게 되는 말그대로 `퇴출기업'은 30개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결국 각 은행별로 확인한 판정 결과를 이같은 발언과 접목시켜 보면퇴출대상에 오른 기업은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선정됐다는 말로 결론지을 수 있다.

3일까지 특단의 자구계획을 가져오지 않으면 법정관리도 불사하겠다던현대건설을 비롯해 시장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았던 기업들도 모두 구제를 받았다.

물론 현재 매각이 진행된 기업의 경우 `3b'(정리대상)으로 분류되긴했지만 이들은 이미 다른 주인을 찾아 갈 기업이기 때문에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게 이번 심사를 맡았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금융계에서는 은행들이 기업의 회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보다 `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먼저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경영평가를 받고 있는 한빛 조흥 외환은행은거래 기업을 정리대상으로 분류했을때 자신들이 입게되는 악영향을 먼저 고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판정한 기준은 은행 스스로가 책임져야할 사항"이라면서 "판정된 기업에 대한 추가부실에 대해서는 해당은행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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