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발표를 하루 앞둔 2일 대상 기업들은 새로운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등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직원들은 회사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나름대로 전망을 내놓으며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상기업들은 "워크아웃이후 줄곧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퇴출 대상에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현대측은 계열사 사장단과 정씨 일가가 1일 긴급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이날도 현대건설 회생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0...현대건설의 한 직원은 "오늘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어제보다 올랐다"며 "내일 채권단회의와 추가 자구안발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은 거래처로부터 그간 거래해온 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묻는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건설. 전자.상선 등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1일 저녁 계동사옥에서 회동, 건설 회생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모임은 정몽준(MJ) 현대중공업 고문이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는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상영 KCC 회장과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등 정씨 일가의 원로그룹도 1일시내 모처에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알려졌다.

0...일부 건설업체 퇴출설이 나돌자 해당 회사 임직원들이 발끈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3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줄곧 당기순이익을내며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는데 퇴출 대상에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이 회사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9월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워크아웃성공사례로 꼽으며 조기졸업 명단에까지 올려놓고서 지금와서 퇴출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이 지난해 22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을 내 당초 자구계획서상 목표치인 498억원 손실보다 무려 520억원을 초과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9억원. 쌍용건설의 최대 약점은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 무려 1만%를 넘는다.

0... 퇴출기업 발표를 앞두고 떠도는 명단에 (주)대우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올라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대우전자측은 "금감위가 대우그룹 계열 12개사에 대해서는 이번 퇴출기업 작업과 별도의 처리과제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퇴출대상이 될 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대우전자는 증권시장에서 대우전자 퇴출설이 나돌자 바짝 긴장했으나지난 달 31일 금감위가 청와대에 제출한 `4대부문 12대 핵심개혁과제의 추진 실적 및 계획'보고서에서 대우 계열 12개사가 이미 체결된 기업개선약정에 따라 매각, 사업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퇴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대우통신은 퇴출소문에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정보통신부문을 매각하는 등 정상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퇴출 얘기는 금시초문이며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말했다.

0...섬유업계에서는 경영성과가 극히 부진한 일부 면방업체와 중견기업이하의 화섬업체 가운데 퇴출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고합측은 자신들이 퇴출기업에 포함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다소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다. 동국무역은 상반기 영업실적평가에서 90점을 받아 A등급으로 분류되는 등 최근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으며 채권단에서도 이 점을 높이 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0...워크아웃중인 신원은 올 상반기중 여성의류 브랜드가 예상밖의 판매 호조로 상반기에 150억원의 흑자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이후 지금까지 이자 상환을 꼬박 갚았듯이 기업개선약정서를 차질없이이행중에 있어 이번 퇴출대상기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자신감을 보이고있다.

신동방 직원들은 한빛은행 등 채권은행단에서 매각 추진쪽으로 방침이 이미 섰기 때문에 이번 퇴출대상에서는 제외될 것이란 기대감이 앞서고 있다.

신동방의 운명을 묻는 주주들의 문의전화도 쇄도하고 있다고 한 직원은 전했다. 실제 체이스맨하탄에서 매각을 위한 자산실사 작업을 한창진행중에 있는데 퇴출 결정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너스 관계자들은 이번 퇴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설마'하는 분위기이다. 카드업체들이 영업 호황을 누리고 있고 카드업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도 많은데 퇴출로 몰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섞인 분석이다.

0...워크아웃 중인 세풍제지는 현재 해외 매각건으로 때문에 보워터한라제지로부터 정밀실사를 받고 있는 상태. 지난달 29일 해외 매각에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라 직원들은 퇴출기업 명단에 올라있다는 루머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들이다.

신호제지 직원들도 최근 퇴출기업 명단에 올랐다는 루머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평온한 분위기. 이 회사 이성원 부장은 "사실 자구계획에따라 전직원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직원들 동요는거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부장은 "개인 투자자 등이 루머를 접하고 퇴출여부를 묻는 문의전화를 많이 해오고 있다"며 "최근 제지쪽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가운데 수주물량이 들어와 기계를 다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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