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관선시절처럼 서울시가 자치구를 하급단위로 거느리던 시대가 아니다.”

“서울시는 서울시 일을 잘하고 자치구는 자기가 자기동네 일을 잘하면 되는 것이다.”

“서울시청 일이나 잘해라. 여기저기서 뇌물 받아서 신문에 얼굴 나오지 말고.”

이명박 서울시장이 ‘친절교육’을 실시한다며 각 자치구에 공무원들의 참여를 지시하는 공문을 내려보낸 것과 관련해 공무원노조 서울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각 자치구에 “25일 이명박 시장의 공직자세 확립과 친절교육을 위해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 동안 각 자치구 8·9급만 대상으로 참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명박 시장이 직접 친절교육을 시키겠다는 하위직 공무원들은 약 3,500여명.

하지만 하위직 공무원들은 서울시장의 이같은 발상에 대해 ‘오만한 독재자의 발상’이라며, 하위직 공무원을 동원하는 것은 그동안 전례가 없던 일인데, 만약 이를 강행할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이명박 시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공무원노조 서울본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대민서비스 친절교육은 자치구에서 지겹도록 받고 있음에도 이 시점에서 8·9급 하위직 공무원에 대하여 서울시장이 직접 친절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도에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겠다는 의도가 숨겨 있지는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자치구 하위직 공무원 동원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서울본부는 “자치구 직원을 동원할 권한도 없는 서울시장이 대민봉사를 위하여 하위직 직원들에게 꼭 친절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근무시간이 끝난 후 자율적으로 참여한 직원에 한하여 실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백억 재산가인 시장님이 직접 사비를 들여서 챙겨주는 모범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서울본부 주남석 사무국장은 “시와 자치구의 관계는 과거 상하관계가 아니”라면서 “서울시 인사과에 하위직 공무원을 동원할 수 있는 규정과 근거가 있으면 말하라고 했는데 대답을 못하더라”면서 서울시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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