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6월28일자에 게재된 ‘서울대병원 공공연맹 가입과 산별노조 운동’ 연재기사 두 번째 ‘현재의 산별연맹 구도-깰 수 없는 상식인가, 고정관념일 뿐인가’의 내용 중 공공연맹 관계자가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관해 언급한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며 입장을 전달해 왔다. <편집자주>


최근 서울대병원노조의 보건의료노조 탈퇴와 공공연맹 가입, 민주노총 중집의 ‘재고’ 결정 등과 관련하여 촉발된 산별노조운동의 구획정리 및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논의가 전체 노동운동의 원칙을 세우고 산별의 방향성을 올바로 정립하기 위해 치열한 토론과 정리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매일노동뉴스> 연재기사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으나, 아직 명확하게 입장을 표명할 만큼 정리된 의견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이 문제가 생산적 토론이 되지 못하거나 감정적이고 편향된 분파적 입장으로 가볍게 인식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할 뿐이다.

작년부터 비정규사업 특화, 모범적인 원하청 연대사업

6월28일자 기사에 게재된 고대의료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정확하게는 고대 안암병원(고대의료원은 3개의 산하 병원-안암, 구로병원, 경기도 안산병원-을 두고 있다) 내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용역을 가리킨다. 여기는 64명의 계약인원에 비해 (늘 그렇지만) 그에 못 미치는 숫자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 지부는 2004년부터 지부 사업계획에 비정규사업을 특화해서 제출하고, 별도 예산을 배분받아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는 의료원의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주 대상으로 활동하였으며, 2005년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까지 그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2005년 우리 지부는 사업계획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의료원 및 3개 산하병원의 청소·세탁·주차·경비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활동에 적극적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발굴하고, 이들과 꾸준한 관계를 이어가며 어떤 형태로 조직화할 것인지 조심스런 만남을 가져오고 있었다.

이와 별개로, 우리 지부는 올해 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올바르게 기념하고 조명하기 위하여 학내 구성 단체에 ‘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에 즈음한 비정규직 차별철폐 공동성명 및 기자회견’을 제안해, 지난 4월29일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조합원 및 각 단체 구성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대학노조 고대지부와 시설노조 고대시설지부(공공연맹 소속), 고대 비정규교수협의회, 고대 안암·서창 총학생회가 함께 했다.

그동안 교류가 없던 고려대학교 내의 정규직 노조, 비정규직 노조, 시간강사단체, 학생단체가 학내 비정규직 차별철폐 투쟁을 매개로 뭉친 것이다. 이후 ‘이건희 사태’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행동을 지지하는 긴급성명을 내기도 했고, 현재는 올바른 대학개혁과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고려대학교 민주단체 실천연대(의장 박건영 의료원지부장)’를 구성하여 지난 5월 출범식을 개최해 연대를 더욱 굳건하게 다지는 중이다.

전국비정규연대회의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도 기자회견, 출범식 등에 참여했고, 이후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모범적인 비정규연대투쟁의 정형’이라고 평가했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안암병원 환경미화용역 노동자가 시설관리노조 고대지부 간부를 몇차례 만났고 조직화를 위해 고대의료원지부와 시설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함께하는 투쟁기획회의를 진행했다. 이것이 현재 공공연맹 소속의 시설노조 고대시설지부 고대의료원지회를 구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재단 상대 공동투쟁 위해, 동일업종 유사성 고려해 공공연맹 소속으로

우리 지부가 안암병원 환경미화용역노동자들을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 원내하청지부 형태로 조직하지 않고, 공공연맹 소속으로 환경미화노동자들의 노조를 결성하게 된 데에는 몇가지 판단의 근거에 따른 것이다.

첫째, 4월29일 학내 비정규직 공동성명을 조직하면서 시설노조 고대시설지부가 단순히 고려대학교 학내 시설 노동자들만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재단 산하 시설관리 노동자 전체가 조직대상임을 알게 되었다. 이에 우리 지부는 고대안암병원 내 청소용역미화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립대학교의 특성상 어차피 근본적으로 학교재단과 연관된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둘째는 학교와 의료원이 지리적으로 길 하나 건너면 되는 상황에서 고대시설지부와 안암병원 환경미화용역 노동자들의 하는 일이 유사하기 때문에 동일한 학교재단에 동일한 업종의 기존 시설지부가 있는데 (굳이 산별적 구획 때문에) 안암병원의 환경미화 노동자를 보건의료노조 소속으로 할 필요성이 “없지는 않으나”, 현실성(조합원 가입의 용이성)과 효율성(동일업종간의 유사성)을 고려해 시설관리노조로 소속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여, 공공연맹 소속의 시설노조 고대시설지부 고대안암병원지회로 조직형태를 결정하고 지난 6월15일 공개적으로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배포한 것이다. 우리 지부는 고대안암병원지회가 총회를 통해 조직구성을 하는데 있어 원청에 있는 노동조합으로서 시설노조와 긴밀히 그리고 책임있게 연대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이 시점이 한창 서울대병원노조와 관련하여 공공연맹과 보건의료노조가 공방을 펼치던 과정이라 시설노조 수석부위원장도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고 하였으나, 우리 지부 집행부는 업종 연맹간 논의과정과 실제 지부 현장단위에서 조직화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공공연맹, 사실관계 정확히 알아야

이러한 상황을 본조 미조직실에 정확히 보고하지 못한 지부의 책임은 별도로 하더라도, 마치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가 간접고용 비정규직 조직화와 투쟁을 회피하여 공공연맹에서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말한 공공연맹 관계자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왜곡하여 상대를 비방하는 논리적 근거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혹여나 이것이 현재 현장단위에서 굳세게 연대하고 있는 두 연맹 산하 지부들 간의 가슴과 투쟁에 생채기를 내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다. 또한 “원청노조가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라며, 고대의료원지부를 규정한 매일노동뉴스 기사 역시도 섣부른 단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더이상 쓰레기 취급 받기 싫다”며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쓰는 환경미화 노동자들과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노동자는 ‘하나’이며, 더욱 끈끈한 연대를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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