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7일째로 접어드는 CBS노조(위원장 민경중)가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만남'이란 이름으로 벌였던 일일찻집의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에 쓰도록 결정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행사가 진행됐던 지난 26일 카페 컬렉터스. 기자·PD·아나운서들의 손에 취재수첩과 음반 대신에 쟁반과 음식접시가 들려졌다. 방송기기를 만지던 엔지니어들도 낯설지 않게 요리사로 둔갑해 있었던 자리. 한달 가까이 방송을 통해 들을 수 없었던 인기DJ들의 목소리가 오랜만에 마이크 음성을 타고 흘러 나왔던 CBS의 '만남'.

아나운서 9년 차가 된다던 한 여조합원은 "구슬땀을 흘리며 쟁반을 나르고 일손이 부족한 주방에 너나 할 것 없이 들어와 오징어 굽고, 설거지하던 동료들의 모습에서 자잘한 감정의 골을 넘어 '하나가 된 모습'을 보았다"며 흐뭇해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이었을까. 노조 중앙위원들은 방송 현장을 떠나있었지만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애청자들의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수익금을 보람있게 쓰자고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11월 둘째 주 중 하루를 택해 전국 조합원 전원이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불우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해 따뜻함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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