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 진행됐던 지난 26일 카페 컬렉터스. 기자·PD·아나운서들의 손에 취재수첩과 음반 대신에 쟁반과 음식접시가 들려졌다. 방송기기를 만지던 엔지니어들도 낯설지 않게 요리사로 둔갑해 있었던 자리. 한달 가까이 방송을 통해 들을 수 없었던 인기DJ들의 목소리가 오랜만에 마이크 음성을 타고 흘러 나왔던 CBS의 '만남'.
아나운서 9년 차가 된다던 한 여조합원은 "구슬땀을 흘리며 쟁반을 나르고 일손이 부족한 주방에 너나 할 것 없이 들어와 오징어 굽고, 설거지하던 동료들의 모습에서 자잘한 감정의 골을 넘어 '하나가 된 모습'을 보았다"며 흐뭇해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이었을까. 노조 중앙위원들은 방송 현장을 떠나있었지만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애청자들의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수익금을 보람있게 쓰자고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11월 둘째 주 중 하루를 택해 전국 조합원 전원이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불우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해 따뜻함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