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부문 노동자들을 아우르는 운수노조연대회의(운수연대)가 지난달 26일 공식 출범했다. 10만 운수노동자를 하나로 묶어내고, 이를 토대로 산별노조를 건설하겠다는 운수연대의 김연환 상임의장을 만났다.

- 운수연대가 공식 출범했다. 운수연대는 어떤 조직인가.
"지난 96년부터 운수산별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등 운수노동자를 하나로 묶어내려는 노력들이 있어 왔다. 그동안 각 조직별로 연맹이 꾸려지는 등 뜸하긴 했지만 운수부문은 묶여야 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고, 2007년 복수노조 문제가 나오면서 촉매제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이를 계기로 2003년 운수노동자학교를 통해 재결집을 시작했고, 운수노동자를 한 자리에 모으고, 이후 활동가들이 모여서 고민을 해보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운수부문이 모여 공동투쟁 등 토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2003년 12월 운수산업노조연대회의가 결성된 것이다. 처음 목표는 운수노동자학교를 통해 느슨하게라도 운수노동자들이 함께 묶여보자는 것이었고, 이후 체계적으로 고민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번 운수노동자학교에서 주로 고민했던 부분은 현 운수노동자의 현실의 공유와 산별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였다. 이번 학교에서 대다수 운수노동자들이 산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었고, 이에 운수연대회의가 만들어진 것이다. 운수연대는 아주 느슨한 회의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은 산별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 운수연대의 조직체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아직 회칙은 없으나 이번 달 안에 운수연대가 무엇이고, 우리 조직은 어떤 식으로 돼 있고,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단 한 가지 공감하는 부분은 운수는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운수가 뭉치면 세상이 멈추고, 세상이 멈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고 이 속에서 묶여지고 있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느슨한 조직체를 만들었지만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회칙을 만들고, 이후 선후와 경중들을 따져 장단기적인 사업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빠르면 오는 24일 회의를 통해 초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운수연대가 궁극적으로 운수산별을 지향하고 있는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공연맹의 공공산별 건설 계획에도 궤도, 항공부문들이 포함돼 있는 등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운수냐 공공이냐는 대별되는 게 아니다. 10년전 운수산별을 추진할 때도 그런 얘기들이 있었으나 운수냐 공공이냐를 대별시키는 사람은 두 가지 중 하나이다. 하나는 운수산별과 공공산별이 어떻게 갈 것인지를 모르는 사람이거나 또 하나는 자기의 이해를 위해 악의적으로 대별시키는 사람들이다.

궁극적으로 공공대산별 내에 운수산별이 들어가야 한다. 궤도사업장을 놓고 보면 공공산별도 추진해야 하고, 운수산별도 추진해야 하고, 궤도단일노조도 추진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다른 일들이 아니다. 다만 어떤 형태든 운수부문은 묶이도록 노력하는 게 공공부문산별에서 가장 좋은 형태라고 생각한다.

운수산별을 건설한다고 해도 산별교육은 필요한데, 공공산별을 건설한다고 할 때 운수노동자들이 산별교육을 이미 받았다면 또 다시 교육을 안 시켜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운수산별이 공공대산별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는 대중적 투표를 통해 결정될 문제이다. 조합원들이 반대하면 못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산별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고,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는 부분을 원할 수밖에 없다. 만약 서울지하철조합원이라면 공공산별보다는 운수산별을 생각할 것이고, 운수산별보다는 궤도단일노조를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공공산별은 더 큰 테두리이기 때문이다.

운수산별을 놓고 보자면, 궤도단일노조가 추진되는 동안 화물, 택시 등이 운수를 묶는 작업을 열심히 하는 게 필요하다. 궤도단일노조가 열심히 추진되는 게 운수산별을 빨리 건설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산이라면, 공공산별도 마찬가지이다.

약력
· 1993. 서울지하철노조 5대 위원장
· 1994.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 초대 상임의장
· 1997, 2003. 운수노동자학교 학교장
· 1999. 공공연맹 1대 위원장
· 2004. 민주노동당 광명시지구당 초대위원장
· 2005. 운수연대상임의장
공공산별을 만들기 위해서 운수산별은 넘어야 할 산이다. 때문에 운수부문을 하나로 묶는데 공공산별에서 지원을 해줘야 할 문제이지 배타적으로 볼 문제는 아닌 것이다. 이번 공공연맹의 수련회도 산별이 절실하다는 필요성을 심어주는게 주요 핵심이었다. 그렇지만 운수산별이 의무적으로 공공산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게 맞는 건 동의하지만 그는 활동가들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조합원, 현장 대중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공공이냐 운수냐의 문제는 일단락 됐다고 본다."

- 그렇지만 운수산별과 공공산별이 2006년말 건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오는 것이 아닌가.
"시기상의 문제인데, 두 산별이 2006년말에 건설한다고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운수산별도 2006년말에는 건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현재의 조직상황을 봤을 때 아무리 빨라도 2006년말은 힘들 것이다. 공공산별건설안과 운수산별건설안이 시기상 겹치지만 사실 겹칠 수 없다.

운수산별이 만들어지지 못하면 공공산별도 어렵다. 공공산별 내에 운수산별이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두 산별이 같은 시기를 내놓고 있지만 어떻게 같이 추진될 수 있겠는가. 조직 추진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고, 공공산별은 더 큰 단위이고, 운수산별은 그에 비해 작은 단위이기 때문에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운수산별이 돼야 공공산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산별이 먼저 건설되면 운수산별은 필요 없을 수 있다."

- 2006년말 건설이 어렵다면 언제쯤 운수산별 건설이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운수는 동질성이 있다.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추고, 세상이 멈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고, 이는 노동자 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조건과 복수노조 시대가 도래했을 때의 산별건설의 조건은 하늘과 땅 차이다. 복수노조 시대에는 사용자쪽을 지지하는 노조가 생겨서 그쪽의 복지가 더 잘 이뤄지면 조합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조건들 속에서도 조직을 보호하고, 다수의 조합원을 포괄할 수 있을 때 산별노조를 선언할 수 있다.

공공산별이 내년말에 건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운수산별은 내년말 전에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기가 겹칠 순 없기 때문이다. 운수산별노조를 건설하는 것은 그만큼 쉬울 수도 있으나 그것이 언제가 될 것이라고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정권과 자본의 힘(자본의 구조조정 및 노조 공세 등)을 받아 좀 더 일찍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예상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힘으로 차근차근 조직을 해나간다면 최소 2~3년을 걸릴 것이고, 길면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 운수산별을 지향하고 있는데, 운수분야에 산적해 있는 현안들은 어떻게 받아안고 갈 것인가.
"운수연대는 아직 회의체이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끌고 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느슨한 조직체로서 이러한 부분들을 최대한 묶어내 공동투쟁과 시기집중 투쟁 등을 벌여내면 운수연대에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싸움 자체를 조직한다기보다는 운수연대라는 조직을 완성해가는 작업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현안이 있든 없든 같이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사업과 정책 생산 등을 같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 정책 등 사업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면서 대중들로부터 운수노동자들이 함께 하니까 비용도 절감되는 등 좋은 점이 있더라하는 것들이 공감되면 공동투쟁과 시기집중 등도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운수노동자를 하나로 묶어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미조직노동자에 대한 조직화 방안이 있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운수연대는 조직된 노동자나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나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수노동자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것이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단조합원이든 아니든,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운수연대는 각 부문별 대표자가 모여 있는 것이지 단위노조 위원장들이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겠지만 그것들을 이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동적으로 산별노조가 되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운수산별로 가기 전에 개인 가입도 가능하도록 회칙 개정시 명문화해야 할 것이다. 어느 노조에도 속해있지 않은 노동자라도 운수연대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앞으로의 각오는.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진 않지만 가장 빨리 정리하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별노조가 꾸려지면 운수연대는 해체해야 하는 것이고, 산별추진위원회 정도라도 만들어지면 운수연대는 정리해야 할 것이다. 조직을 맡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열심히 해야 한다. 지난 공공연맹 합동간부수련회에서도 얘기 됐듯 산별로 가지않으면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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