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한국경제는 소비와 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유가와 환율하락이 복병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강신호)는 현 경기 진단 및 하반기 전망, 주요지역 경제동향 및 수출전망, 유가 및 환율전망,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등 최근의 주요 경제이슈를 주제로 '2005년 하반기 경제전망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김재천 국장은 현 경기에 대해 "저점을 통과하고 있거나 저점부근을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2/4분기 들어 점차 확장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이 둔화되고 있어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민간소비가 심리개선, 가계연체율 하락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고용개선 지연, 고령화대비 저축 증대 등으로 회복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부문에 있어서는 "대기업,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여력이 충분하고 원화절상에 따른 수입자본재 가격 하락으로 투자비용이 하향안정화되고 있으나 해외투자 증가, IT 산업의 국내투자 유발효과 미흡 등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현재 주요 관심사인 경제성장률은 향후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하반기부터 내수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돼 당초 전망 수준 4%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 역시 "내수, 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수출증가세 둔화로 경기회복은 부진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김 국장과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하락, 고유가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수출이 급속히 둔화되고 있으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도 악화돼 하반기 4.2%의 성장률을 기록, 연간으로는 3.7%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하반기 중 경기회복세를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시행해야 하지만 불행히도 현재 거시경제측면에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무는 "하반기 중 정부가 거시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한 건전한 ‘투자기회창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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