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그룹의 올해 구조조정 추진실적이 지난해와 견줘 턱없이 저조한 것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자체 집계결과 나타났다.

이는 기업 대부분이 지난해의 경우 부채비율 200% 달성을 구조조정의 최대목표로 삼고 비수익자산을 비롯한 계열사 및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올들어서는 증시 침체와 고유가를 이유로 사업구조 재편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기때문으로 풀이됐다.

31일 전경련이 밝힌 ‘기업 구조조정 추진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30대그룹의 자산매각 및 자본확충(증자)규모는 각각 4조3700억원과 3조5000억원으로 지난 한해동안의 실적 23조2400억원과 27조9600억원 대비 18.8%와 12.5%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부분의 비수익자산을처분한 상태인데다 올들어 증시 침체로 인해 주식 발행여건이 악화된 때문으로 분석했다.

30대그룹의 외자유치 규모도 지난해의 경우 105억달러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 실적의 19%에 해당하는 20억달러에 그쳤다. 그나마 4대그룹이 지난해 100억달러를 끌어들이는 등 주로 해외증자를 통한 외자유치에주력했을 뿐 5대 이하 그룹은 외자유치실적이 거의 없었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이와 관련, “주요그룹이 4~5개의 핵심사업위주로사업구조를 재편중이며 대림과 한화의 유화산업 빅딜(대규모 사업 맞교환)과 함께 삼양사와 SK케미칼의 폴리에스터 합작사 설립 등 기업간의 자율 구조조정바람이 확산되는 사실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실적 대부분이 증시 활황에 따른 유상증자에 거의 의존했을 뿐 핵심계열사 및 우량자산 매각을 꺼린 결과인 만큼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조정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