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노사가 상호간 고소·고발로 법정 공방을 벌이는 등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근로복지공단노조(위원장 명록이)는 대구본부장에 대한 낙하산 인사 반대 집회로 집행간부 15명이 지난 12일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 24일 공단을 부당노동행위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으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7일 제출했다.

또 노조가 지난 3월30일 개최한 총회에 즈음해 방용석 이사장이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제목으로 띄운 글에 대해 노조 명예훼손으로 26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으며, 이번주 내 노조 총회 개최에 대한 업무방해로 고소할 예정이다.
이에 공단은 지난 25일 명록이 위원장을 포함한 본부장급 6명을 총회 개최로 인한 공단 업무방해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한 상태이다. 명록이 위원장을 만나 근로복지공단 노사관계를 들어봤다.

- 노사간 갈등의 시작은.
"공단쪽의 경영관과 노조의 노동권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공단은 인사권과 경영권을 사쪽의 전유물로 보고 있으나 노조 입장에서는 이것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상관관계가 있는 영역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노조의 실체를 불인정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등 공단쪽의 노사관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노사는 부딪치게 돼 있다. 경영자가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는데 건전한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겠는가."

- 노조에서는 공단의 노사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방용석 이사장은 취임 뒤 근로복지공단 중기발전계획을 만들었는데, 이는 정부의 변화와 혁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내용을 보면 현재 1급들이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다음해 2급에 대한 연봉제를 실시하고, 그 다음단계로 3급이하 전원에 대한 연봉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노사협의는 이뤄진 바도 없으며, 오히려 조합원들의 각종 수당제도를 없애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공단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낙하산 인사부터 막아야 함에도 공단에서 이를 막기는커녕 낙하산 저지투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들에게 오히려 징계를 내렸다.
또 노조 간부가 조합원들을 대표해 협상을 벌이는 임금협상 본교섭장에 이사장이 슬리퍼를 신고 참석하는 등 노조를 무시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종합하면 방용석 이사장의 노사관은 0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0점이다."

-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노조는 지난 6개월 동안 철저하게 교섭과 대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계속해서 대화를 거부당해 왔고, 노사가 만나 테이블을 마주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진행해본 적도 없다. 이제는 교섭과 투쟁에 있어 투쟁부분에 무게를 실을 예정이다.
공단은 업무공백과 인사적체 등을 해소하고, 복리증진에 힘써야 하는 과제가 있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고, 조직관리에만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노조 길들이기식으로 노조를 탄압할 경우, 노조는 파업과 이사장 퇴진 등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파트너십을 발휘한다면 실날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조합원과 공단 등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단의 이미지가 언론 등을 통해 훼손되는 부분에 있어 노조 위원장으로서 또 공단 직원의 한사람으로서 굉장히 안타깝고, 조합원들에게도 미안하다. 그러나 지난 6개월 동안 노사상생을 외치며, 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인사권과 경영권은 회사의 권한이지만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와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같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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