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8.25 일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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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대학생, 삼백 국회의원 안 부럽다
- 고려대가 학생들을 징계하려고 들고, 비운동권 학생들이 총학생회 탄핵을 추진하는 등 이건희 학위수여식 후폭풍이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죠.

- 예, 이 와중에 시위 학생들을 비난했던 삼성 출신의 진대제 정통부장관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학생들에게 혼쭐이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 진 장관과 열린우리당은 지난 16일 오후 성년의 날을 맞아서 정보통신부에서 20대 청년 4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일부 대학생들이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 학위수여식 관련해, 진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꼬치꼬치 따지고 들었답니다.

- 이날 한 학생은 진 장관이 최근 “이렇게 하면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진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 발언은 노조를 만드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무시하고 삼성만 일방적으로 편 든 것 아니냐”고 따졌답니다.

대학생 삼성SDI 위치추적 따져묻자 진대제 '쩔쩔'

- 진 장관이 “그런 취지가 아니라 상생의 분위기를 만들고 기업도 잘돼 국가와 민족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서둘러 해명하니, 그 학생은 “삼성SDI의 노동자 위치추적과 협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재차 질문을 던졌다는군요.

- 국회에서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따지고 드는 의원이 몇 명 없는데요. 잘 키운 대학생 한명이 300명 국회의원 안 부러운 일을 했군요.

- 요새 노동계 모두가 비리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현대차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는 주변 관련 노동계가 곤욕을 치르는 모양입니다. 현대차 채용비리 때문에 예정된 기자회견이나 공식일정들을 취소하는 사례가 왕왕 빚어진다면서요.

- 예, 지난 16일에도 현대차 불법파견 원·하청 연대회의가 ‘불법파견 특별교섭 요구안’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이후 일정 등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기자회견을 열 경우 기자들이 불법파견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채용비리에 초점을 맞춰 질의를 할 것이 예상돼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 이에 앞서 지난 10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울산건설플랜트와 관련 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예정했는데요. 현대차 전임 위원장이었던 이헌구 본부장에게 채용비리 등의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기자회견을 급히 취소했습니다.

사용자들의 대단한 학습효과

- 보건의료 노사가 올해 산별교섭에서 사용자단체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데요. 중소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형병원들이 산별교섭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에 교섭 진척이 늦어지고 있어 지난해와 비슷하게 “또 작년처럼 노조가 파업을 하고 사용자들이 부랴부랴 교섭에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안팎의 우려도 높습니다.

- 하지만 다른 점도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산별교섭 테이블에 앉은 사쪽은 6개 특성별 그룹 간 내부 의견조율이 잘 되지 않아 교섭장에서 서로 싸우기도 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으로부터 흡사 ‘봉숭아학당’을 보는 것 같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이와 전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사쪽은 교섭이 시작되기 전인 4월 초에 열린 노사 공동주최의 산별교섭 발전방향 토론회에 나와 “올해는 노조 못지않은 단결력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요. 이러한 말을 증명이나 하듯이 사전에 치밀하게 조율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사립대병원인데, 이들은 사립대병원장협의회를 통해 ‘노무사 위임’을 결정하고, 병원들이 이에 반하는 개별행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노사간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 사쪽이 지난해 첫 산별교섭을 통해 대단한 학습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지난해 치밀하게 파업을 조직하고 교섭대응전략을 구사해왔던 노조는 달라진 사쪽의 태도에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노조에서도 5차 교섭을 기점으로 ‘올해도 파업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 아무쪼록 몇 년 간의 대립과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첫 산별협약을 체결한 만큼 사용자들의 학습효과가 진정으로 산별교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발휘되길 기대해봅니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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