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올 1/4분기 통합재정수지가 5조1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더뎌 세수는 기대만큼 모이지 않았다.

12일 재정경제부는 1/4분기 통합재정수지가 5조1천억원 적자를 기록, 재정이 경기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발표했다. 1/4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규모 적자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친 정부예산에서 3조4천억원이, 기금에서 1조5천억원의 적자가 각각 발생했다.

재경부는 "전년 1/4분기의 7천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재정의 조기집행이 강도 높게 추진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4분기 조기집행 진도율은 32.4%다.

재경부 천룡 국고과장은 "1/4분기 기준으로는 적자폭이 사상 최대지만, 분기별로 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4분기 때 11조원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경부는 연간 추세로 봤을 때 1/4분기에 다소 적자가 크게 나타나더라도 하반기에는 수지가 개선돼 연간으로는 흑자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도 1/4분기 흑자규모가 7천억원에 그쳤으나 연간으로는 5조6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

그러나 재정 조기집행에도 세수는 크게 늘지 않아 재경부의 예상대로 흑자를 시현할 지는 미지수다. 올 1/4분기 세수는 작년 동기의 29조1천억원에 비해 불과 6천억원 늘어난 29조7천억원에 그쳤다.

게다가 정부는 올 1/4분기에 한국은행 차입금과 재정증권 발행 한도인 18조원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재정적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사회보장성기금수지(8조원)와 공적자금상환기금에 대한 출연원금(4조2천억원)을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는 8조7천억원 적자를 보여 작년 동기의 3조원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3배가량 불어났다.

재경부는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는 재정활동의 결과로 보기 어려워 재정기조를 평가할 때에는 이를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금 역시 공적자금 투입시 이미 지출됐던 것으로 당해년도 지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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