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재생불량성빈혈로 입원한 8살 아이의 넉달 입원비가 2,300만원, 백혈구 수혈값이 3,000만원 나왔습니다. 간염 우려 때문에 사용하는 1회용품 등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그 액수는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사회가 아픈 애를 죽이라고 권하고 있어요. 집 팔고, 차를 팔아도 병원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요.”

9일 민주노동당과 보건의료노조는 여의도성모병원의 소아암병동을 찾았다.<사진> 이날 방문은 ‘무상의료 전면화’를 내걸고 있는 이들 단체들이 소아암환자 가정의 의료비부담 현실을 직접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것.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현애자 의원, 그리고 노조의 윤영규 위원장 등 주최쪽은 환자 보호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계고충과 무상의료 정책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소아암환자 보호자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의료현실을 전혀 모른 채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면서 “간담회를 갖기 전에 병원 영수증부터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5달 전 백혈병이 발병해 입원한 19개월 된 아이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보호자는 “차상위의료특례법 혜택이라도 받고자 건강보험공단을 찾았지만 집이 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면서 “그럼 집마저 팔아서 고치라는 말이냐”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현애자 의원은 “암을 비롯한 중증환자부터 무상의료를 현실화해 앞으로 저소득층과 5세 미만 아동, 노인들까지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현재 의료비부담의 가장 큰 부분인 비급여항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100% 급여화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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