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덤프연대 파업에 경찰 말고도 따라다니는 사람이 있다죠.

- 네, 파업 8일째인 덤프연대를 ‘졸졸’ 쫓아다니는 이들은 바로 자동차 판매 영업사원인데요. 이들은 지난 1일 마로니에 공원 집회 현장에 처음 나타나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팜플렛을 일일이 나눠주며 최신 덤프트럭 차량 판매에 열심이었다는군요. 반짝반짝 윤이 나는 덤프트럭에 욕심이 나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덤프노동자 대부분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생존권 보장’도 어려운 이들에겐 그림에 떡일 뿐이었습니다.

- 하루빨리 덤프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부당한 과적 단속 철폐, 유가보조비 지급, 적정운반단가 보장’이 현실화 돼 멋진 덤프트럭 한 대 새로 뽑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울산, 관공서와 기업체들이 '방어용' 집회 신청

- 덤프 노동자뿐만 아니라 건설일용노동자인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도 경찰의 강경대응으로 격앙된 상태라죠.

- 네, 게다가 울산지역 관공서와 기업체들이 ‘방어용’ 집회를 잇달아 신청하고 있어 노조가 합법적인 집회장소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 투쟁은 장기화되고 있는데 상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13일 울산시청 앞 노조가 낸 집회신고가 만료됨과 동시에 울산시가 사회단체 명의로 집회신고를 낸 상황이고요. SK(주) 정문 앞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회사쪽이 자체 집회신고를 냈다고 하는군요.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는 노조의 요구에 관공서와 회사쪽은 사태해결에 나서기보다는 노조의 파업을 가로막을 궁리만 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얼굴은 가려주셔야죠"

- 정부의 1년지대계 교육정책으로 고등학생들이 들고 일어났는데 '촛불시위' 행사장이 사뭇 살벌했다는 소식이죠.

- 네. 정부가 집회참가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참여인원이 많이 줄었고 참석한 학생들조차 보안유지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메라 세례에 민감하게 반응해 사진기자들은 취재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고 불평이었고 인터뷰를 시도한 기자들도 학생 개인의 특성이 나오는 내용은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아 취재의 기본인 소속, 이름 등도 알아낼 수 없었답니다.

- 그런데 예외로 취재가 허락됐던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민중의소리' 등 행사 주최측 자매 사이트들이 참가자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 징계를 우려한 참석 학생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 집회와 관련해서 인권단체들은 정부의 징계방침이 인권을 무시한 강압적인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정부 논리대로라면 4·19 민중항쟁은 물론 여중생 촛불시위도 모두 교칙위반일텐데….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국가가 경청하기는커녕 통제의 대상으로만 삼으려 하니 대한민국의 미래도 참 암담할 따름입니다.

대한민국 왕은 재벌?

- 고등학생들 말고 대학생 집회 때문에 지난 주 또 시끄러웠다죠?

- 네. 고려대학교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려고 했는데요, 일부 학생들이 '노동탄압 기업인'인 이 회장에게 학위를 줘서는 안된다며 막아서 학위수여식이 처장실에서 약식으로 진행됐습니다.

- 하지만 해프닝처럼 보였던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자 사회적 반향은 엄청났는데요. 대통령도 눈치를 본다는 '이 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데 대해 어윤대 총장이 충심으로 사과했고 보직교수들까지 총사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언론과 청와대, 진대제 정통부 장관까지 학생들을 비난하고 나섰구요. 결국 일은 '학생들의 열정으로 이해한다'는 이 회장의 발언 뒤에야 겨우 진정됐습니다. 이로써 이 회장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일부나마 드러난 셈이죠.

- 고려대의 이번 처신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총장과 보직교수들의 오버액션이 삼성으로부터 후원금이 막힐까봐 전전긍긍한 데서 나왔다는 얘기와 학생들의 삼성 취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애교심에서 나왔다는 얘기 등 갖가지 해석들이 난무합니다.

- 노조설립 방해, 삼성SDI 위치추적 의혹 등 삼성의 노동탄압을 수십년 경험한 노동계는 학생들의 시위가 정당했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일부에서는 "왜 경영학 박사도 아니고 철학교수들도 모르는 '철학박사' 학위를 주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 정부의 힘을 능가한다는 삼성의 힘, 어디까지 갈지 두고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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