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밤부터 8일 현재까지 한국노동연구원은 개원 이래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도시철도노조가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함께 노동연구원에 발주한 주40시간제 실시에 따른 인원조정 연구용역 보고서 작성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원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4일에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노동연구원 앞에서 조합원 총회까지 열렸다. 연구원은 이같은 노조의 행동에 그야말로 ‘답답’한 마음뿐이다.

용역과제 책임연구자인 배규식 연구위원은 6일 “노조가 점거농성을 한다고 용역결과가 달라질 것도 아닌데 (원장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면서까지 왜 농성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배 연구위원은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고 노조가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 노조를 만나겠다고 얘기까지 했음에도 무단으로 원장실을 점거한 건 용인될 수 없다”며 “하루 빨리 농성을 풀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압력과 통제권 행사’에 대해서는 “노사간 이견이 큰 사안인 만큼 어떤 결과를 내놔도 노사 모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조사과정은 물론 보고서 인력산정과정에서도 최대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무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직무조사표 작성과정에서 노사로부터 조사항목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어 반영했다"며 "현장실사과정이나 기타 인터뷰, 설문조사 등에서도 노사의 의견을 충실히 들었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용역과제 과업지시서에 보면 ‘조사·분석 과정에서 노사가 어떤 형태로든 부당한 개입은 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데, 노조가 이를 정면으로 위배하여 부당개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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