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선 더 이상 발 붙일 곳이 없다. "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이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거나 부품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에 이어 올들어 삼성차 해외 매각과 대우차촵쌍용차 매각 협상 등으로 부품 공급 규모가 줄어들자 그동안 국내시장에안주하던 부품업체들은 외국 기업에 경영권을 넘기거나 해외 자동차 메이커로 거래처를 바꾸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동양기전은 최근 일본 스즈키에 차량 엔진용 라디에이터 팬 모듈(RFM)을연간 9만대분씩 공급키로 했다. 이 부품은 스즈키의 경승용차인 알토에 적용되며, 앞으로 다른 차종으로까지 확대 적용돼 연간 20만대분 이상까지늘어날 전망이다.

동양기전 관계자는 "뛰어난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일본업체를 제치고일본 유명 자동차메이커에 수출하게 됐다"며 "일본내 자동차 부품시장에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정공도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멕시코 현지 법인에 연간 500만달러 상당의 현대차 아토스 부품을 2009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과일본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부품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에어컨 제조업체 만도공조는 최근 이탈리아 피아트와 자동차 에어컨용 콘덴서를 내년부터 연간 12만대(400만달러)씩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해외 부품업체의 국내 투자도 활발해 자동차 내장 부품 생산업체인 덕양산업이 지난해 말 포드 계열사인 비스티온 인터내셔날홀딩사와 전략적 기술제휴를 맺고 289억3,000만원에 지분 51%를 매각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에 대한 외국인 신규투자는 50여건에이르고 이 가운데 32개 업체가 델파이와 보쉬 비스티온 등 해외 대형 부품업체에 경영권을 넘겼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재편되고 내수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품업체의 독자생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GM과 포드 도요타 등 메이저 자동차업체들이 앞다퉈 전자상거래를 통한 글로벌 부품조달을 선언하고 나서 국내업체의 해외 납품과 외자유치는 더욱 늘어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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