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노사정 대화를

-지난 한 주 노동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8개월만에 재개된 노사정 6자회담이었습니다. 기대만큼 뒷얘기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5, 6일 양일에 걸쳐 대표자들 회담이 있었는데요. 마침 식목일에 열린 회담에서 이수호 위원장은 회의 전 소감으로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회의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나무를 심는 것도 좋은데 오늘처럼 큰 불이 나면 안될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대표자 회담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섞인 발언이었던 것 같군요. 그 다음날인 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표자들의 기념사진과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지요.

-기념사진을 찍을때 처음에는 김금수 노사정위원장을 가운데로 두고 이수영 경총회장과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이 오른편에 서고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왼편에 섰습니다. 이때 박용성 회장이 "너무 편가른 것 같다"며 자리를 바꿀 것을 제안해, 이수호 위원장과 박용성 회장이 자리를 바꿔서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자리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와 재계가 서로의 입장도 바꿔서 생각해 보는 회담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나라당 의원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했다고 하던데요.

한나라당 의원이 '동일노동 동일임금' 주장

- 노동부 국장 출신의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 전재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연 ‘비정규직 삶과 투쟁’ 전시회에 참석해 방명록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이 비정규직 확산을 막는 지름길입니다”라는 글을 썼다는군요.

- 전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데요, 얼마 전에는 행정도시특별법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합의한 데 항의하며 13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지요.

- 기간제 사유 제한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노동계가 비정규법안 논의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스스로 ‘개혁’을 한다는 열린우리당이나 정부도 이를 극구 반대하는 마당에, 보수성향의 한나라당에 소속된 의원이 이를 주창하고 나선 일은 곰곰이 음미해 볼 만하네요.

은행노동자는 고단해

-은행노동자들의 시간외 노동이 심각한 지경입니다. 금융노조 KB국민지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균 퇴근시간이 밤 9시가 넘는 점포가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KB국민지부뿐 아니라 다른 은행 역시도 야간근로를 밥먹듯이 한다고 하더군요.

-요즘들어 제 시간에 '칼퇴근'하는 노동자들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은행 노동자들의 시간외노동은 정도를 넘어선 듯합니다. 이러한 야간근로가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근로기준법상으로는 '당사자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또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요. 법적으로 보면 은행들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지요. 외환은행의 경우 노조는 앞으로 한달간 조합원들의 시간외노동을 점검한 후에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은행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는데 정작 은행은 '사람 자르기'식 구조조정에만 전력을 쏟고 있으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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