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서비스연맹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UNITEHERE(전미 섬유·봉제·호텔·레스토랑 노조연맹)의 파업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연대투쟁단을 로스엔젤레스에 파견했다. 일주일간 미국호텔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지원·연대 활동을 수행하고 돌아온 신승철 연맹 수석부위원장이 기고문을 보내 왔다. <편집자주>

미국의 UNITEHERE소속 호텔노동자들의 연대파업투쟁은 전 미국호텔노동자들을 하나로 묶어 실천적 총파업투쟁의 힘을 갖추기 위한 투쟁으로, 현장노동자들이 중심에 선 총파업만이 미국 호텔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UNITEHERE 산하 워싱턴DC,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3개 지부(2004년 4월~9월 대부분의 호텔들이 단체협약 효력기간 만료)의 미국호텔노동자들은 뉴욕, 보스턴, 시카고, 토론토, 호놀룰루 등의 지부호텔들과 단체협약 효력만료(2006년)를 일치시키기 위해 1년여에 걸친 보이콧(호텔영업장 불매)운동과 연대파업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1년여간의 교섭기간 동안 워싱턴DC지부는 올해 1월15일 3년 기한 2007년 단협 만료, 8시간 노동보장, 건강보험료 전액 회사 부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나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지부는 호텔사용자협의회(EC)가 교섭을 거부하고 있어 여전히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호텔노조들은 ‘2년 기한 2006년 단체협약 만료'를 핵심요구로 내세우며 임금 및 수당인상, 건강보험 사용자 전액부담 등을 호텔사용자협의회에 요구하고 있으나 사용자협회는 ‘5년 기한 2009년 단체협약 만료’를 고수하고 있고, 현재 교섭마저 회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연대파업투쟁은 최근 지역에 기반하던 호텔들이 다국적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미국 호텔노동자들 간의 연대투쟁만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UNITEHERE의 판단 아래, 단체협약기간을 미국 전역 호텔노조가 일제히 맞추고 다국적 호텔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다.

부연하자면 그들은 이제 현장조직의 중요함을 깨닫고, 그들에게 닥친 초국적 자본에 대처할 대안으로 전 미국 호텔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한 총파업만이 명백한 대안임을 굳게 믿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럽과 호주 그리고 아시아지역의 호텔노조 활동가들과도 연대, 초국적 자본에 대항하기 위한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LA에 있는 한국 한진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월셔그랜드호텔이 한국의 KAL호텔도 함께 경영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KAL호텔 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자본인 한진기업이 노동자 탄압을 주도하고 있음을 알려내면서 한국 노동운동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LA월셔그랜드호텔은 지난해 9월16일 세탁물취급 노동자들 17명을 직장폐쇄로 해고시켜 노동자탄압에 앞장선 ‘어글리코리안’ 한진자본으로 지목되고 있다).

UNITEHERE 소속 호텔활동가들의 연대파업투쟁은 그동안 정치적 교섭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을 담보 받았던 미국노동운동 방식을 반성하고 현재 현장조직의 조직화에 힘을 쏟으면서 초국적 자본에 맞서기 위해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호텔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한국노동활동가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는 2007년부터 시행되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대안조차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4월 비정규직 법안과 파견근로의 확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비정규직의 확대는 불 보듯 뻔함에도 말이다.

특히 호텔노동자들에게 처해져 있는 현실은 훨씬 다급하다. 대부분의 특1급 호텔들이 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미 초국적 자본의 지배를 받는 인사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초국적 자본이 한국의 호텔을 잠식하기 전에 한국의 특1급 호텔만이라도 현재 각 호텔별로 운영되는 노조를 통합해 호텔산별체계를 구축하는  등 대응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한국의 호텔노조 활동가들과 노동자들은 미국의 연대파업투쟁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우리에게 맞는 투쟁기조를 세우고 초국적 자본에 연대하고 있는 이들 투쟁에도 적극 결합해야 한다.

아직까지 한국의 호텔노조들은 그간의 노동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노동자 권익 보호에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향후 한국의 호텔노동시장도 현재 미국 호텔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기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