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제부총리에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이 임명되자 정치권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한나라당은 여론을 통한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비판했고 민주노동당은 시장개방론자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서 지금까지 수립해 온 경제정책을 잘 집행해나갈 적절한 인사”라며 “실물경제와 통상에 뛰어난 식견과 안목으로 총리와 호흡을 잘 맞추고 당과 협의에도 충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도 논평에서 “그나마 어쨌든 다행스럽다”면서도 “인재풀 구성 능력이나 검증시스템이 없어 인사대상자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한 것은 비겁한 행태”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개방주의의 최선두에 서 있던 한 실장을 임명한 것은 서민경제 활성화와 농업, 문화산업 등 시장 개방을 반대해 온 국민에게 어두운 뉴스”라며 “신임 부총리가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 해소와 서민복지, 농업 회생 등 우리 경제의 핵심 과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재계는 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 임명에 대해 '적합한 인물'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 신임 부총리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해박한 경제이론을 겸비한 인물로 산적해 있는 경제현안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심리가 호전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경총은 노사관계에 있어서 "안정적 노사관계를 위해 범정부차원의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통해 "신임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정부가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 달라"며 "기업경영을 둘러싼 각종 규제의 완화와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14일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실물경제와 통상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과 안목이 뛰어난 정통경제관료 출신으로 공사간 생활도 매우 건실하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김 수석은 또한 "한 부총리는 특히 지난 1년간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하면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정책 조정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며 "참여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을 꿰뚫고 있어 경제회복 기조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일단 경제 관리능력을 우선적으로 보고 그 다음 공사간 문제가 없는지 살폈다고 밝히고 있으나 당초 11일이었던 발표 예정이 늦춰지는 등 임명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노 대통령의 신임이 깊은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부총리에 낙점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외환위기 당시 핵심관료였던데다 본인이 고사해 임명되지 못했다. 강 의원은 장남의 병역 문제로, 신 전 부총재는 현직을 너무 오래 떠나 관료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 부각됐다.

신임 한 부총리는 이 날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철저히 유지하겠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경제를 회복시키며 선진한국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저와 모든 경제팀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한 부총리는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8회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통상산업부 차관, 특허청장, 통상교섭본부장, 청와대 정책기획 경제수석 등을 지낸 뒤 참여정부 들어 산업연구원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국무조정실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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