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월 중 개최될 예정이었던 ‘남북노동자단체대표자회의’가 북쪽 요구에 의해 일단 무기한 연기됐다.

14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는 지난 13일 남쪽 양대노총에 보낸 긴급전문을 통해 한국과 미국 간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대표자회의 연기를 요구했다.

이 전문에서 직총은 “이미 논의돼 온 노동자대표자회의를 여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남측 군부와 미군이 우리를 겨냥해 벌이는 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대표자회의를 열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직총은 “대표자회의를 비롯한 앞으로 북남노동자들의 조국통일운동과 관련한 일정협의를 오는 18일 금강산에서 논의하자”라고 말해 대표자회의 개최 가능성은 열어 논 상태다.

송명진 한국노총 대협본부 간사는 “노동자단체 대표자회의 자체가 무산됐다기보다는 북쪽이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한 대외적인 정치문제와 연동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는 18일 북쪽에 대한 비료지원 논의와 함께 대표자회의에 관한 일정 협의가 재차 열리는 만큼 대표자회의 성사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연합사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1만7천명의 미군이 참가하는 가운데 연합전시증원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통합해 실시키로 했다. 이에 대해 북쪽은 지난 1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북침전쟁 연습계획 발표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길이 더 멀어지고 6자 회담의 전도를 보다 어둡게 만들었다”고 논평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