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광화문을 기준으로 한반도의 북쪽 끝에 중강진이 있고, 동쪽 끝에 정동진이 있다면, 남쪽 끝 정남진은 바로 장흥. 붉은 동백꽃과 검붉은 할미꽃으로 봄 향기 묻어나는 남도 자락 장흥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자.

장흥은 여러 설화가 깃든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천관산, 사자산, 부용산, 제암산 등 명산으로 가득하다. 특히 천관산의 장천재는 주변의 계곡을 따라 자연스레 형성된 동백 군락지가 겨울 내내 꽃을 피우고 있다. 3월에 절정을 이루는 동백꽃과 함께 근처 흰 털을 잔뜩 뒤집어 쓴 꽃대와 잎, 한쪽으로 구부러진 채 피는 검은 자주색 꽃이 특징인 할미꽃이 장흥 회진 한재공원에 넘실되고 있다. 3만여평에 달하는 이곳은 전국 최대의 자생군락지를 자랑한다.


장천재의 계곡과 동백 군락지에서 봄의 향기를 만끽했다면 이번엔 천관산 탑산사로 발길을 옮겨보자. 문학의 향기로 가득한 천관산 탑산사에는 국내 저명작가 50여명으로부터 받은 친필 원고가 캡슐에 담겨 문탑에 보관돼 있다. 이곳에는 모든 가족의 가훈을 캡슐에 넣어 쌓은 가훈탑 등 갖가지 의미를 담은 600여개의 탑이 문탑과 함께 어우러져 빼어난 장관을 보여준다. 장흥군민이 아니라도 누구든 자유롭게 가서 자신만의 기념탑을 세울 수 있다고 하니 이곳을 찾아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는 탑을 쌓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 탑산사 아래쪽에 위치한 문학공원에는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과 같은 저명작가 50여명의 작품이 바위에 새겨있어 동백꽃과 문인의 향기에 맘껏 취할 수 있다. 이청준의 작품 ‘축제’를 촬영한 남포마을 소등섬도 장흥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일출이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


남포마을 건너편 여다지 해변은 10km에 걸쳐 종려나무 길이 펼쳐져 있다. 종려나무가 아직 어리긴 하지만 이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 외에도 장흥 북쪽으로 가면 자연휴양림과 최근 완공된 탐진댐, 국보급 유물과 아름다운 산에 둘러싸인 동양 3개의 보림 중 하나인 보림사 등이 볼 만하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보림사는 신라 보조선사가 주석했고 국보2점, 보물 9점 유형문화재 12점 등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불교미술의 대표적 사찰이다. 수인산성 가는 길에 길게 펼쳐진 탐진댐은 최근에 완공돼 아직 물이 차지 않아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 길과 밭고랑이 선명해 잠시나마 이주민의 망향의 한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볼거리 풍부한 장흥은 ‘건강 휴양촌 정남진 장흥' 이라는 슬로건의 말처럼 갖가지 먹거리도 다채롭다. 3월이면 바지락회와 석화구이, 주꾸미회가 일품이어서 볼거리에 충분히 취했다면 먹거리도 놓치지 말자.
 
(문의 :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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