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장단을 구성하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파행을 겪고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회장단 구성이 예상외로 진통을 겪으면서 사무국을 총괄하는 상근부회장 자리가 1주 넘게 공석으로 유지되는 등 전체적인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매주 7-8건의 행사와 회의, 보고서 발표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던 주간계획서에는 이번 주 들어 단 1건만 올라있다.
   
전경련 사무국을 총괄해온 현명관 부회장이 지난 달 28일자로 사퇴해 최종 결재권자가 없는데다 새 상근부회장이 선임된 뒤 임원진 인사가 예정돼 있고 상근부회장의 성향에 따라 사업추진 방향도 달라질 수 있어 새로운 일을 벌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9일에는 정부, 정치권, 재계, 시민단체 등의 주요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범기념관에서 '반부패투명사회협약' 협약식이 열려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참석자 명단에 올라있지만 이름은 공란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매월 둘째주 목요일(10일)에 열리는 월례 회장단회의도 이틀 앞으로 다가와 사무국에서 회의를 준비 중이나 현재로선 강신호 회장 2기 체제 출범이후 첫 회장단회의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전경련은 강 회장이 직접 '뛰고있는' 상근부회장 인선이 막바지에 달해 금명간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 마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강 회장은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과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낸 김호식(56)씨를 영입하기 위해 설득 중이나 김 전 장관측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2년마다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면서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인선을 확정해 왔으나 올해는 회장단이 삼성 이건희 회장을 추대하고 이 회장이 고사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강 회장의 연임이 총회에 임박해서야 확정되는 바람에 새 상근부회장을 물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며 이때문에 회장단을 확정하지 못하고 '7인 전형위원회'에 회장단 구성이 일임돼 있는 상황이다.
 
강 회장은 이와관련 취임 기자회견에서 "늦어도 3일이나 4일까지는 회장단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다.
   
그는 재계의 단합을 명분으로 그간 전경련 활동에 소극적 입장을 보여온 LG, 현대차그룹의 인사를 상근부회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펴다 실패한 뒤 최근  LG, 현대차로부터 관료출신 인사들을 추천받아 상근부회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접촉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회에서 사무국을 총괄하는 상근부회장이 확정되지 않고 2주나 흘러감으로써 전경련 임직원들은 좌불안석인 상황에서 사실상 일손을 놓고있다"면서 "상근부회장이 확정되고 임원인사가 단행된 뒤에나 조직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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