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법' 국회 통과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의 갈등이 원내대표 경선으로 급격히 중심이동하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로 오는 11일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키로 함에 따라 누가 후임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행정도시법 후속대책, 당 내분수습, 대여관계 등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경선일정이 확정되자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6일부터 본격화됐다.
   
제일 먼저 과천이 지역구인 안상수 의원이 이날 "새 원내대표는 망국적 수도분할법을 무효화시키고 당을 혁신시킬 인물이 돼야 한다"면서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사실상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 외에도 강재섭(5선), 권오을 권철현 김문수 맹형규 안택수(이상 3선) 의원 등이 7,8일 잇따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출마예상자들이 당내모임, 출신지역, 당내 역학관계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출마선언에 앞서 후보조정 및 후보간 연대가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도이전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수도지키기투쟁위(이하 수투위)'가 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모임을 갖고 후보조정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수투위에는 권철현, 김문수, 안상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중도성향의 의원모임인 '국민생각'도 금주초 모임을 갖고 강재섭, 맹형규 의원간 후보조정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이미 두 사람은 5일 저녁 회동을 가졌으나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대구·경북(TK)출신인 강재섭, 안택수, 권오을 의원도 물밑에서 후보단일화 문제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도 이번 경선은 행정도시법 처리를 둘러싸고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와 비주류가 정면 대립하는 와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친박세력 대(對) 반박세력'의 대결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강재섭, 권오을, 맹형규, 안택수 의원은 '친박'으로, 권철현, 김문수, 안상수 의원은 '반박'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박 대표는 경선 때마다 중립을 유지해왔으나 이번엔 간접적으로라도 의중을 드러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심(朴心) 논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편, 안상수 의원을 비롯해 당내 일부에선 이번 경선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만큼 당규상 '7일 이내 선출' 규정을 적용말고 이달 말께로 연기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박근혜 대표의 방미 등을 감안할 때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심재철 의원은 6일 "후보자의 정책관과 철학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패널에 의한 청문회식 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김남권 안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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