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육 실현,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보육의 공공성 쟁취, 보육현장 개혁을 요구하며 16일 전국보육노조(위원장 김명선·41)가 공식 출범했다. 김명선 위원장은 “보육의 질은 보육노동자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며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떤 계기로 보육현장 활동을 시작했나.

“86년부터 부산에 있는 국제상사 고무공장에서 현장활동을 했다. 고무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나이어린 친구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생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의 아이들이라도 어린 시절만큼은 높낮이 없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혼 후 늦깎이로 보육 관련 공부를 시작했고, 95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육운동을 시작했다.”

- 보육현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
“보육활동 자체가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다. 아이들을 책임진다는 보육활동의 특성상 아이들의 인권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보육교사 스스로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많이 힘든 상태다. 교사가 아이들을 자신있게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지위가 보장돼야 한다.”

-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주력할 생각인가.
“전국 보육시설의 80% 이상이 민간시설이다. 민간시설 교사들의 경우 시설장의 ‘인심’에 따라 임금 등 모든 노동조건이 결정되는데, 전반적으로 매우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에 보육노조는 보육교사들의 노동자로서 권리를 되찾기 위해 근로기준법 이행과 최저임금 지급, 교사 충원 등을 요구할 생각이다. 또한 보육시설 운영의 민주화를 위해 보육노동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시설운영위원회’ 설립을 추진할 생각이다.”

- 초대 위원장으로서의 포부와 각오.
“노조건설을 준비하면서 이 길로 가는 게 맞나, 이렇게 하면 보육문제가 해결될까 하는 망설임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노조 설립을 기다렸다는 듯이 벌써부터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문제들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늦게 시작했구나 하는 반성도 들었다. 늦은 시작이니만큼 낮은 마음으로, 우리 주위를 잘 돌아보면서, 또 민주노조운동 선배들의 경험을 따라 배우면서 신나게 활동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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