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가 19일에도 6% 이상 주저앉는 등 연일 대폭락세가 지속돼 금융위기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홍콩 신문들이 20일 경고하고 나섰다.

18일 정부기금 투입 등 부양 조치들에도 아랑곳 없이 대폭락해 96년 3월 전쟁위기 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타이베이 증시의 가권지수는 19일에도 뉴욕 증시의 약세에 국내정치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350.95포인트(6.46%)가 빠져 5,081포인트를 기록, '마(魔)의 5천포인트 붕괴'를 눈앞에 뒀다고 일간 명보가 보도했다.

이날 주식 대부분이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집권 민진당 정부가 '녹색 기적'을 이뤘다고 투자가들이 비꼬는 등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증시 부양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민진당 당기의 색깔인 녹색은 독재정권과 싸워온 민진당을 상징하는 것으로 민진당은 지난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뒤 '녹색 혁명'을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대만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이래 투자자 개인 평균으로2백여만 대만달러(한화 약 8천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타이베이의 투자가들은 주가 지수가 연일 200-300 포인트씩 폭락함에 따라 "울고싶어도 눈물이 안 나올 정도로 대부분 망연자실해 있다"고 현지 신문과 방송들은 전하고 있다.

일부 투자가들은 총통부에 항의 전화를 걸어 적극적으로 증시 부양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국가안전기금의 증시 투입을 반대해 온 우나이런 민진당비서장(사무총장)은 19일 시장 개입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주 8개항의 증시부양성 조치를 내놓았던 재정부의 옌칭장 부장은 시장상황 악화가 계속된 19일 하루 등락폭 제한 축소 등 6대 부양조치를 긴급공표했다.

6대 조치에는 △10월20일부터 11월7일까지 주식 등락 허용폭을 7%에서 3.5%로 하향조정 △외국인 최대 투자액을 12억달러(미화)에서 15억달러로 조정△보험업계증시투자 허용율 상향 조정 △보험업계 지불 준비금 조정 등이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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