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새벽까지 국회에 있다가 새해 아침을 맞고 나니 화가 났다. 내가 대체 뭐했나.”(단병호 의원·사진) “현실적으로 보니까 10명의 힘으로도 어렵더라.”(이영순 의원) “왕따 당하면서, 혼자였으면 얼마나 더 외로웠을까 생각했다.”(최순영 의원)
 
10일 발행된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최근호 ‘신년특집 집담회’에서 민주노동당 3인의 의원들이 학생, 주부, 노동자 3인의 당원들과 만나 그간의 의정활동의 고충과 앞으로의 각오를 털어놨다.
 
파행, 왕따, 단식, 농성….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지난 6개월 동안의 의정활동은 역시 순탄치 못했다. 단병호 의원은 “지난 6개월 동안 너무나 귀중한 시간을 도둑맞았다.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며 “한편으로는 용케 참았다는 생각도 든다. 몇 번씩 뒤집어버리고 뛰쳐나가고 싶었다. 살면서 내 인내를 이렇게 시험당한 적은 없었다”고 남다른 소회를 피력했다.
 
단 의원은 또 “생각해보면 우리는 원내진출이라는 목표를 갖고 혼신을 다해 뛰었는데 들어가서 어떻게 할지는 염두에 없었던 것 같다”며 “문제는 대부분 객관적 한계에 의한 것들이다. 당원들도 아쉽겠지만, 객관적 한계로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비슷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순영 의원은 “그래도 국회의 견고한 권위주의가 일정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당과 의원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지역조직까지 의제들이 뻗어나가야 하는데, 그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영순 의원도 “국감 때 많이 느꼈는데 공동의제 중심의 감사가 부족했다. 비정규직 문제, 말은 해도 부각을 충분히 못시켰다. 각 상임위마다 같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병호 의원은 ‘전략적 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 의원은 “부유세 도입 등을 위한 ‘세제개편’과 양극화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를 전략적 과제로 삼고, 당이 의원과 당원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주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또 “불안정을 뛰어넘을 확신, 민주노동당이 아직 이것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고민은 정책위에서도 하겠지만, 현장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고 요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3인의 의원들은 이밖에 3인의 당원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보수적인 생각과 조합주의 의식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며 당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기도 했다.
 
“의원들 모두 당원과 함께 하고픈 목마름이 있다. 귀 기울이는 데 소홀하지 않겠다.”(단병호 의원) “당과 소통, 당원과 소통, 정말 중요하다. 의견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조직력과 집행력을 높이는 게 필요할 것 같다.”(이영순 의원) “주말도 없이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 왔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들을 놓쳤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지역 모임에 꼭 가겠다.”(최순영 의원)
 
집담회를 진행한 <진보정치>는 “‘당원, 의원을 만나다’, ‘의원, 당원을 만나다’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당원들도, 의원들도 소통의 목마름을 말했다. 물과 물고기는 그렇게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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