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이 자구책으로 발행할 8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19일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하고 시장원리를 충실히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형제간 화해는 가족간 문제인 만큼 공(公)과 사(私)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전환사채 매입은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시장원리에 반하는 만큼 이사회 상정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인수합병의 와중에 있는데다 계열분리 이후 관계법에 따라 투명경영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전환사채를인수할 수 있겠냐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건설이나 채권은행으로부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아산지분이나 전환사채 인수 등에 관한 어떠한 제의나 협의도 없었다"고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김원갑 전무는 "계열분리 당시 공정위에 향후 3년간 서로 자금지원은 물론 지분거래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양측이 제출했다"면서 "현대건설의 현대아산 지분인수는 지원으로 보기 때문에 인수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 관계자도 "이번 자구계획과 관련해 현대차와 협의한 적이 없다"면서 "현대차의 현대건설 전환사채 인수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도 "현대건설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계획은 현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현대아산 지분도 인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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