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대우자동차라는 이름만이라도 지켰으면 하는 게 마지막 바람입니다".

대우차의 국내.외 부문 최고경영자 2명이 최근 사직하며 남긴 말이 대우차의 사정을 솔직하게 담아 내 관심을 끌고 있다.

김신정 해외부문 사장은 지난 16일 사내 게시판에 띄운 `대우차를 떠나며'라는 글을 통해 대우에 몸담은 32년간을 파란만장한 세월로 묘사한 뒤 대우차에게 있었던 몇차례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르망을 생산했을 때 기회를 살리지 못한 뒤 세계경영으로 재도약을 시도했으나 IMF라는 불운을 당해 투자는 부채로 남아 발목을 잡고 있었고 공장을 돌리자면 물량 확보를 위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으며 무리한 수출은 더 많은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되풀이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김 사장은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 믿음을 되찾는 것이며 불신이 우리를 병들게 했다"면서 노사간의 신뢰를 강조한 뒤 "개인보다 부문간, 업무 단위간의 팀워크가 살아나고 품질을 생명으로 여길 때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상황에 대해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며 우리가 삐걱거리면 그 누구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는 게현실이고 외부 도움 없이는 당장 서 있기도 불안한 지경"이라고 설명한 뒤 뼈를깎는 자구 노력과 고통 분담을 서로 위로하며 견뎌낼 것을 당부했다.

정주호 국내부문 사장은 18일 이임식에서 "지난 10개월간 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많은 갈등과 번민이 있었지만 무척 가슴 아픈 일은 최근 직원들의 급여마저 주지 못한 점"이라며 "후임 사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회사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정 사장은 특히 대우차 매각과 관련, 지금 상황에서는 일괄인수는 불투명하며 국내공장의 경우 GM이 인수할 가능성이 있지만 해외생산법인은 실사결과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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