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매일노동뉴스>를 성원해 주신 독자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매일노동뉴스는 노동의 눈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을 파헤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길 찾기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모순은 더 심화된 고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매일노동뉴스에게 더욱 무거운 시대적 과제를 짐지우고 있습니다.

올해는 닭의 해입니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우렁찬 목울림은 새로운 희망을 재촉합니다.
 
새해에는 언제나 묵은 아쉬움과 상처의 기억을 어루만지며 새 희망을 세우곤 합니다만 올해에는 우리 사회가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참으로 곤혹스러운 마음입니다.

지난 연말, 한진중공업 비정규노동자 고 김춘봉씨의 죽음은 새 희망을 이야기하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합니다. 국회 앞 농성장에서 수 십일째 단식을 감행하고 있는 수 많은 청년, 학생, 시민, 노동자들 역시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참담한 노동현실, 일반적 민주주의조차 확보되지 못한 닫힌 사회 속에서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적 화두는 그 내용이 실종된 채 ‘시장에 대한 맹신’만 남아 있습니다. ‘고통의 유령’이 우리 사회에 떠돌고 있습니다. 이 땅을 구석구석 배회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빈곤의 수용소로 몰아 넣고 있습니다.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 400만이 넘는 신용불량자, 부채덩어리를 안고 신음하는 200만의 농민들..... 이들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저항은 이제 그 영역을 ‘경제’와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외면한 채 우리 사회의 안정과 통합은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국가경쟁력의 확보는 애당초 불가능할 것입니다.

어떤 기대도 쉽지 않은 지금, 가장 강한 희망은 일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열망을 쌓아내고 모아내는 힘과 지혜라고 확신합니다.

노동생존권 보장과 차별철폐, 민주주의의 확대를 향한 모두의 한걸음은 올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비전을 주지 못하는 정치권과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작은 싹은 남아 있습니다. 노동자와 농민, 서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비록 소수이지만 의회에 진출한 것은 반세기 노동-진보운동의 당당한 성과입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위한 소중한 첫 발이 내디뎌 진 것입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울타리를 뛰어 넘고 정규-비정규의 단절을 넘어서는 새로운 운동의 출현, 특정 이해에 매몰되지 않는 연대적 사회운동의 형성, 초국적 금융자본의 횡포에 맞서는 다양한 운동의 출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 등은 다원적 민주주의 운동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대안을 세우는 ‘희망’의 증거들입니다.

새해에는 사회의 양극화와 빈곤의 확산을 막아 내기 위한 정책적 대안이 제시돼 우리 사회의 통합적 기초가 마련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온전하게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저희 매일노동뉴스도 희망의 작은 싹이 되고자 합니다. 지난해 지령 3,000호를 돌파한데 이어, 인터넷뉴스 ‘레이버투데이’를 창간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보다 공정하고 균형있는 현장중심의 보도를 통해 신뢰를 높이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적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진보를 향한 노동전문언론’으로 거듭 태어날 것입니다.

올해에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매일노동뉴스를 가까이 접할수 있도록 판형변경 계획을 구체화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저희가 작성한 취재기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12년전 매일노동뉴스 창간의 초심으로 돌아가 '사회공익과 진보를 추구하는 민주적 참여기업'의 기틀을 확고하게 세우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매일노동뉴스는 노사정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정론지로 거듭 태어나 노동계의 아픔을 함께 하고 끊임없이 희망을 일구어내는 매체가 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더 큰 성원으로 매일노동뉴스가 <진보적 대안언론>으로 성장해 나갈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직장과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박승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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