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위원장 기조발제로 시작된 아셈 민간포럼

아셈 2000 민간포럼이 18일 오전 10시 '세계화에 도전하는 민중의 행동과 연대'를 주제로 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전체회의는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수락 시바락사(Sulak Sivaraksa) 태국 NGO 대표의 기조 발제에 이어 '경제 세계화와 아셈', '인간중심의 안보와 평화', '아시아 유럽에서 빈곤과 실업, 그리고 정부의 책임' 세 부분에 관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한국 노동자, 민중들에게 세계화는 피폐화 과정"

단 위원장은 기조 발제를 통해 "현재의 세계화는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전세계 민중들에게는 재앙이다"며 "95년 WTO체제 성립, OECD 가입, IMF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한국 노동자·민중들에게는 삶이 피폐화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단 위원장은 또 이런 재앙이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민중들에게도 발생하고 있다며 세계화는 △노동착취의 심화와 노동조건의 하향평준화 △우선해고, 성추행의 증가 등 여성에 대한 공격 △생태파괴 △소농들의 몰락 △제3세계 국가들의 주기적 외채위기 △국지전의 증가와 군비확장경쟁재개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그 대안으로 △여성·이주·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완전한 노동권 보장 △생태계의 보전과 개발에 관한 지역주민의 민주적 의견 수렴 △아셈 안에서의 추가적인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논의 중단 △WTO, IMF, 세계은행의 폐지나 근본적 민주화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계획 중단 등을 제시했다.

한편, 단 위원장에 이어 기조발제를 한 시바락사 대표는 "세계화가 많은 노동자들을 노예로 전락시키는 초국적 자본의 탐욕에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전통적 가치에 기반한 인간 중심의 영적인 면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IMF, WTO, 세계은행 등 치유 불능 상태

'경제 세계화와 아셈' 토론에 나선 왈던 벨로우(Waldon Ballow) 태국 NGO 대표는 "IMF, WTO, 세계은행 등 세계화에 앞장서 온 국제기구들이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위해 제3세계 민중들을 죽이고 있다"며 이 국제 기구들은 이미 치유 불가능한 상태여서 개혁이 아니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로우 대표는 또 "IMF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고 있고 지금은 인도네시아 민주화를 지지하고 있는 세계은행은 수하르토 정권 하의 인도네시아를 올바른 발전모델이라고 선전하는 등 제3세계의 독재정권을 지원해왔으며 WTO는 특히 농업부문의 자유화를 통해 아시아의 소농들을 죽이고 있다"며 "전세계 민중들은 이들을 결코 용서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한 '인간중심의 안보와 평화'토론에 나선 이현숙 한국 여성단체 대표는 지금까지의 군사력 중심의 안보개념이 △한국, 일본, 필리핀 등지의 미군주둔과 그에 다른 주권침해 △막대한 군사비 지출 △군사독재정부의 등장 △사회전반의 군사문화 △자연에 대한 폭력과 지뢰의 확산 등을 가져왔다며 민중의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진정한 안보개념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아셈에서 외국주둔 미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며 빈곤, 전쟁, 사막 등을 만들어 내는 모든 형태의 지배체제로부터 인간과 자연의 안전이 보장되는 평화의 세상이 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빈곤과 실업에 관한 토론에 나선 알렉산드라 와그너(Alexandre Wangner) 독일 NGO 대표는 빈곤과 실업의 확산은 유럽에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특히 노동자들의 빈곤이 심화돼 노동하는 빈곤자가 전체 노동자의 8%, 90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그너 대표는 또 실업감소에 대한 대책과 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 실업자들을 위한 사회체계의 수립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회참가자들은 전체회의에 앞서 대회주제와 관련한 비디오를 시청했으며 전체회의 이후 오후 1시부터 분과별 워크숍 일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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