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20일 거행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대비해 일찍이 어느 행사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극도로 삼엄한 경계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취임식을 겨냥해 테러범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징후는 없지만 치안 당국은 표면적으로는 이날 행사를 시민에게 친근한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경찰은 이날 대통령 행렬이 지나가는 길가에 서 있게 될 수만명의 구경꾼들에게까지 일일이 금속탐지기와 사람 손을 사용하는 몸수색을 할 계획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천명의 특수 치안요원과 군인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게 된다.
   
테런스 W.게이너 워싱턴 D.C. 경찰청장은 "전세계가 지켜 볼 행사이니만큼 우리는 전쟁에 나가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테러 관계자들은 지난 봄부터 알-카에다 요원들이 미국의 민주주의 절차를 교란시키는데 관심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연방수사국(FBI)의 마이클 A.메이슨 워싱턴 야전본부장은 전보다 많은 워싱턴 시내 도로들이 봉쇄되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바리케이드로 시내 곳곳이 차단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최대의 경계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이 '전국 특별경계 행사'로 지정됨에 따라 백악관 특수경호대의 총지휘로 약40개에 달하는 연방 기관들이 치안업무에 투입되며 버지니아주 외곽에는 이들 기관 책임자들로 구성된 합동지휘본부가 차려져 공격이나 폭력적인 시위 등이 벌어질 경우 신속하게 부서간 공조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이날 경비 업무에는 폭약 탐지견은 물론 화학물질이나 방사능 물질, 또는 생물학적 물질을 탐지하는 첨단 장비가 투입되며 경찰 헬리콥터와 군 항공기들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워싱턴 외곽지역에서 동원되는 경찰관 수천명은 교통정리와 군중 통제 등을 맡게 된다.
   
한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FBI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 수사관들과 증거수집 전문 기술자, 인질 구출팀, 중무장 저격수, 독극물 전문가 및 폭탄 기술자들을 대기시키게 된다.
   
메이슨 본부장은 "우리는 유사시에 가능한 한 매끄러운 작전을 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리는 상당 규모의 강력한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도 치안 강화의 업무를 맡게 된다. 9.11 테러 직후 창설된 수도지역합동군사령부(JFHNCR)에는 모든 종류의 군 부대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창설 이후 처음맡게 될 수도 지역 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포트 맥네어에 본부를 둔 JFHNCR은 필요시 전투기에서부터 헌병, 이동식 간이병원에 이르기까지 군의 모든 자산을 사용할 수 있으며 취임식 당일에는 4천명의 지원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넬슨 매카우치 대변인은 말했다.
   
당국은 이밖에 취임식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각종 시위에도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부시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때는 승용차에 계란이 날아 들었다.
   
내달 취임식에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다는 예고는 없지만 일부 시위자들은  대통령 행렬이 지나갈 때 뒤돌아 서서 무언의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게이너 경찰청장은 "대부분의 경우 부정적인 행동이 실행되기 보다는 허세로 그치는 수가 많다"며 "이런 문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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