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에 있는 노조 연주패인 ‘전설’이 창립 6주년 만에 첫 대중콘서트를 오는 11일 오후 대덕연구단지내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열 계획이어서 화제다.

노동자 문화운동이 침체된 대전지역에서 조합원들로 구성된 연주패가 처음 여는 콘서트여서 더욱 반가운 이번 공연은 ‘열사에서 전사에게’, ‘불나비’, ‘세상을 바꾸자’ 등 운동가요와 함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광야에서’, ‘진달래꽃’,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등 대중가요, 테너 최준근 교수(주성대 실용음악과)를 초청하는 등 다양한 계층과 가족이 참여하는 열린 음악회로 준비했다.

사회보험노조 대전본부 조합원 6명이 모여 99년 창립한 ‘전설’은 취미를 통해 노동운동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학원도 다니고 밤늦도록 연습을 거듭한 끝에 창립 1년 후 사회보험노조 문화패로 공식 등록했다. 보컬은 정재근(중부지사) 노조 대전충남본부 연대사업부장, 베이스기타는 김동신(서부지사) 노조 서부지부장, 드럼은 신미경(서부지사·여) 연주패장, 키보드는 김수왕(유성지사·여) 문화부장, 전자기타는 도기원 유성지사 조합원과 유창현 서부지사 쟁의부장이 담당하고 있다.<사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1만원의 티켓 한 장으로 가족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위장 폐업에 맞서 5개월째 투쟁하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인 리베라호텔 조합원에게는 무료입장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연수익금은 실비를 제외하고 리베라호텔 등 장기투쟁사업장에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 공연의 총괄기획을 담당한 김동신 패장과의 인터뷰.

- 첫 콘서트를 갖는 소감은.
“처음 공연이라 상당히 긴장된다. 요즘 희망찬 얼굴을 만나기 어렵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듯, 실패하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는 아름다운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된 계기와 의미는.
“창립 6년째로 한번은 우리들의 콘서트를 갖고 싶다는 우리의 바람이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침체된 대전지역 노동문화운동이 활성화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노동음악을 통한 연대문화 공유, 민중과 함께하는 문화패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 공연준비를 위해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
“7월부터는 1주일에 1회 가량 대전 동구지사 연습실에 모여 공연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공연 한 달을 앞두고서는 매일 저녁 모여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있는데 팀워크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 노조활동을 하면서 공연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공연 때까지 주변의 많은 희생이 따르고 있다. 학창시절의 음악 꿈을 이루기 위한 모습이 측은했던지, 가정에서 많이 봐주고 있다. 그렇지만 남자들보다 가정주부인 수왕, 미경씨가 더욱 힘들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들은 아빠 얼굴 잊어버리겠다며 일찍 들어오라고 투정을 부린다. 이번 공연 끝나면 더욱 열심히 노조활동과 가족에게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적으로 부끄럽지 않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대전지역 노동자문화 역량을 모아 내년에 함께 노동자와 가족들 그리고 대전 시민들이 함께하는 거리문화제를 준비하고 싶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