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급증, 신용불량자 문제 등 서민경제가 위태로운 반면, 국내 은행들의 올해 9월까지 당기순이익은 이미 연간 사상 최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의 '2004년 1~9월중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039억원보다 무려 4조754억원이 증가한 5조6,7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던 지난 2002년의 5조836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이에 12월 특별한 악재가 없는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전망이다.

기관별로 보면 시중은행의 경우 올해 9월까지 3조8,69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 6,771억원에 비해 6배나 증가했다. 또한 특수은행의 당기순이익도 1조4,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78억원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지방은행은 3,841억원의 이익을 거둬, 작년 동기간 3,490억원 이익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8,507억원으로 가장 큰 이익을 거뒀고 이어 농협 7,743억원, 하나은행 7,272억원, 신한은행 6,934억원, 국민은행 6,825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적자를 낸 은행은 19개 은행 중 단 한 곳도 없다.

<은행별 당기순이익 현황> (단위 : 억원)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회사명'02년중'03년중'04. 1~9월
 1~9월
조흥-5,860-9,660-7,5841,888
우리7,796 13,32211,5778,507
제일 1,015-135-332852
하나3,236
[3,941]
5,172 3,4067,272
외환1,130 -2,138 75 3,896
신한  5,959 4,760 3,131 6,934
한미2,604 462591 2,519
국민13,103 -9,304 -4,0936,825
28,982
[29,687]
2,480 6,77138,693

금감원은 "2% 내외의 원화예대금리차가 유지되는 가운데 예수금과 금융채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은행들이 대출채권을 증가시켜 이자이익을 늘인 반면 추가 충당금 적립은 2조2,128억원이나 감소해 큰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금리 하락과 주가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투자이익 증가, 2,247억원에 달하는 방카슈랑스 수수료 증가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4%로 미국 상업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치 1.38%에 훨씬 못미친다"며 "국내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미국 상업은행 등에 비해 낮은데다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기반도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