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해고자 문제를 제기하고, 비정규직지부 정상화를 물밑에서 준비해온 권혜영 씨<사진>.

정규직, 비정규직의 구분조차 생소하던 10여년 전. 은행에서 근무하다 ‘비정규직’이 되어 다시 돌아와 갑작스런 계약만료 통보를 받기까지 수많은 비정규직들의 눈물과 한숨을 곁에서 지켜봤다는 그는 “노동자편에 서야하는 노조가 생존권을 놓고 투쟁하는 해고자들의 가슴에 못질을 할 때, 우리에게 제대로 된 노조가 없음을 하소연할 곳도 없다는게 가슴 아팠다”고 했다. 그런 권씨가 이제는 비정규직지부 위원장으로 나섰다.

다음은 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금융노조 비정규직지부 위원장으로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해고를 직접 당하고보니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 싸움인 지 몸으로 확인했다. 비정규지부 역시 첩첩산중일 것이다. 솔직히 기름을 지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심정이다. 비정규직으로 고용이 불안한 신분이라 나서는 사람도 없고 대안도 없었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올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고싸움도 여기까지 오면서 이겨오지 않았나? 비정규지부도 끝내는 승리할 것이다.

- 금융노조와의 관계설정은 어떤가. 
정규직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들에게 기댈 수만은 없다. 금융노조에게 아쉽고 서운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주체는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움직이면 정규직들도 도와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념을 가지고 하면 되지 않겠나. 금융노조와 비정규직지부가 2인3각처럼 서로 협력한다면 비정규사업에서도 앞으로 더 멋진 결과들을 내올 것이라고 믿는다.

- 내년에 교섭권을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또, 앞으로 주력할 분야는? 
교섭권 없는 지부장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따낼 수 있다고 본다. 산별교섭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지부 자체적인 보충교섭도 추진하겠다.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에서 비정규직 1,500명 해고설이 떠돌고 있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앞으로 금융권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은 조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