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들의 대표기구로서 구조조정의 모범을 보이겠다며 외환위기 이후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했던 주요 경제단체들이 올들어 신입사원 채용을 재개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한 덕택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대규모로 줄어든 터라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12일 관련 단체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벤처기업으로 빠져 나간 사원을 보충하고 지식경영센터 등 새로운 사업부서가 생기면서 신입과 경력직 사원 20여명을 선발했다.

이는 지난 98년 이후 2년만에 인력 채용을 재개한 것으로 전경련은 연말이나 내년초 5-10명의 인력을 추가모집할 것인지를 놓고 고려중이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8월 5년만에 공채를 실시, 9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무역협회는 지난 97년 이후 직원수를 500명 선에서 현재 270명으로 줄이는 등 그동안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인력줄이기를 통한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수시채용 형태로 인력을 조금씩 늘리되 공채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도 전체직원의 20% 가량인 1백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후 3년만인 올 3월 5명의 신입사원을 공채했다.

그러나 현재 기협중앙회 직원의 3분의 1 가량이 외국인 산업연수생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어 고용허가제 실시로 관할권이 노동부로 이관되면 또 한번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내몰릴 가능성 때문에 추가적인 신입사원 채용은 불투명한 상태다.

외환위기후 경제단체 가운데서 지난해 처음으로 신입사원 채용을 재개했던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올해 3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도 정보기술(IT)관련 신입사원 6명을 보충했다.

그러나 이들 경제단체는 외환위기후 회원들의 회비납부 실적이 저조하고 신규사업에 뛰어드는 것조차 부담스런 상황이어서 되도록 기존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아 예전처럼 신입사원 정기공채는 사라질 것을 보인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앞으로는 신규사업 실시로 전문인력이 필요하거나 혹은 퇴사한 직원의 빈자리를 충원하는 수준에서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며"경제단체 채용양상도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 쪽으로 바뀔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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