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경비 업무를 하는 고령의 시설노동자 200여명이 추운 겨울을 앞두고 무인경비시스템과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밀려 구조조정 위기에 처했다.
 
부산대학교는 최근 경비원 90명, 미화원 110명 등 총 200여명이 소속돼 있는 용역업체와의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내년부터 이 업무를 무인경비시스템과 아르바이트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31일에 해당 노동자들과 용역업체와의 고용관계도 종료될 예정이다.

23일 전국시설관리노조(위원장 구권서)는 “이른바 국가가 운영하는 국립대학이 자동화 시스템과 저임금 도입만을 통보하면서 고령 노동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일방적으로 파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령 취업자에 대한 국가적 책무에 대해서도 방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시설관리노조 부산대지부, 민주노동당 비정규직 실천투쟁단 등은 23일 부산대에서 계약해지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갖고 부산대 총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부산대 관계자는 “무인경비시스템과 아르바이트 도입을 위해 아직 용역계약 입찰 계획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구권서 노조위원장은 “계약만료가 코 앞인데 아직까지 용역입찰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이미 방침을 굳히고도 숨기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는 용역계약 만료를 백지화 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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