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연한제 폐지를 둘러싸고 지난 8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농협중앙회민주노조(위원장 이충호·사진)가 지난 15일 시작한 한국노총 천막농성에 결합해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계약직 노동자의 취업연한을 5년으로 묶어두는 농협중앙회의 취업규칙에 따라 지난 7일부로 계약직 노동자 187명이 사실상 해고된 상태다. 이에 대해 고용연한제 폐지에 사활을 걸고, 17일 현재 파업 투쟁 10일째를 맞고 있는 이충호 위원장을 만나봤다.

-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투쟁 현황은.
“비정규직들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다. 당장 내일 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해있더라도 오늘까지 불안한 것이 비정규직이다. 따라서 파업도 조합원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집행 간부들을 위주로 한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전국 순회 투쟁을 전개해 보니 일반 조합원에 대한 회사쪽의 회유가 심했다. 회유와 압박이 조직 동원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는 회사가 협상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오지도 않아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연대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중이다.”

- 전국순회투쟁을 다녀본 결과는.
“본부와 지부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사실 대화와 교육의 차원에서 순회투쟁을 한 것이었다. 조합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그 과정에서 회사쪽이 회유작업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희들은 어떻게 해서든 살려줄테니 노조의 파업에 가담하지 말라는 회유를 하고 있었다. 노조가 지금 파업투쟁을 하는 것은 정치적, 전략적인 부분이라고 비방을 한 것이었다. 그런 얘기가 전국 각지에서 나왔다. 그런 조합원들에게 비정규직 개악법이 통과가 됐을 때, 우리의 생존권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을 했다. 그랬더니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점을 이해했다. 비정규직은 노동자의 막바지길이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것이다. 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더 굳혔다.”

- 농협중앙회에서는 노조에 대해 집시법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에서도 법적 대응 방침이 있는가.
“지난 7일 발생한 187명의 해고자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본인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신청을 받아서 일괄적으로 접수할 것이다. 또 사쪽에서 조합원들에게 회유한 행위 등은 노조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이다.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할 예정이다.”

- 앞으로의 각오와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 방법은 내가 죽는 것이다. 배가 고프면 결국 죽는 것 아닌가. 그만큼 생존권을 건 투쟁이다. 사쪽에서 성의 있는 대화와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단식투쟁에 들어갈 것이다. 조합원을 위해 일을 하는데, 그 조합원들을 살릴 수 없다면 위원장으로써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조합원들에게는 집행부를 믿고 따라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스스로 찾는 것이다. 내가 믿는 건 조합원들뿐이다. 조합원들도 집행부를 믿어줬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