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0명중 1명꼴로 업무로 인한 우울증, 정서불안, 스트레스 내지 신경쇠약 등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세계화에 따른 정신건강문제가 심각한 근로장애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9일 밝혔다.

ILO가 근로와 복지제도가 상이한 핀란드, 독일, 폴란드, 영국, 미국 등5개국을 표본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근로자의 15-30%가 정신질환 증세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정신질환이 각종 질병과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미국에서는 4천만명이 각종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중 성인근로자 400-500만명은 증세가 심각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는 노동인구의 50% 이상이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을 경험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우울증 환자가 조기 퇴직자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폴란드의 경우 사회. 경제적 전환에 따른 실업, 고용불안 및 낙후된 생활수준과 관련된 정
신적인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과 영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위협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덜 받고 있지만 정보기술 혁명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경쟁가속과 생산성 증대요구, 그리고 업무적응 등으로 엇비슷한 근로환경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비례해 조기퇴직에 따른 장애연금 지급 및 치료,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고 ILO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국민총생산(GNP)의 3-4%가 정신질환문제로 지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울증 치료와 관련된 지출만 300억-44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매년 근로손실일수만 2억일에 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독일에서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결근으로 인한 생산량 손실이 50억 마르크를 초과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세계화가 직업안보를 위협하고 결과 개선 요구를 점차 증대시킴에 따라 직업과 직장상실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점차 커다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성인 10명 중 1명이 매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것이 `기업의 최저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울증 치료에 드는 비용은 연간 300억-44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는한편으로 약 2억 근로일수를 잃는 셈이 된다고 `작업장에서의 정신건강' 제하의 이 235쪽 짜리 보고서는 추정하고 "정신건강 문제들의 발생과 이와 연관된 경비는지난 10년간 증대돼 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더욱 더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를 지향해감에 따라 회사 종업원들에게 경쟁적 우위를 차지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말하고 그러나 모든 규모의 고용주들은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 접근태도를 개선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ILO와 함께 이 문제를 연구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우울증 환자의 절반만이 도움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고 지적하고 일 관련 우울증 제거를 위해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WHO 정신건강국의 베네데토 사라체노 국장은 중요한 문제는 장기결근이 아니다면서 "우울증환자나 다른 정신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일을 하게 될 때는 기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해진다"고 말했다.

세계정신건강연맹(WFMH)의 빌 윌커슨은 자신은 경제적 이유에선 세계화를 찬성하지만 "건강 측면에서는 그것을 신봉하지 않는다"며 e-메일에 의한 노예화로부터 근로자들을 구출할 것을 역설했다.

유럽의 근로자들은 미국인들보다 직접적인 실업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시장경제로의 이전으로 많은 실업자가 나오는 폴란드뿐 아니라 1990년대 들어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독일과 핀란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핀란드 근로자들은 절반 이상이 신체적 통증으로부터 수면장애에 이르는 스트레스 관련징후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이 나라 근로자들의 7%는 `심각한 신체적 정서적 피로감'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영국에서는 근로자 10명 중 3명이 해마다 정신건강문제로 고생하고있으며 20명 중 1명이 심한 우울증에 걸려 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우울증이 조기퇴직자들의 근 7%에 달하고 있으며 정신건강문제들과 관련된 장기결근으로 매년 50억마르크(22억달러) 이상의 생산성손실이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중보건통계에 의하면 폴란드에서는 정신건강관리를 받는 사람들의 수가 점차 늘고 있어서 공산주의 붕괴 후 실업증대 및 생활수준 저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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