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9일 대우자동차 일괄인수 방침 표명을 통해 대우자동차 매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세계 7, 8위의 내수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시장 공략이라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GM은 중국에 3000㏄ 대형승용차인 뷰익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의 이스즈 49%, 스즈키 20%, 후지중공업 20% 등에 대한 지분참여를 통해 일본시장 진출의 거점을 이미 마련한 터이다. 인도시장에서도 자회사인 스즈키가 부동의 1위 업체인 만큼 영향력 행사기반은 마련한 상태.

동유럽시장도 마찬가지. GM은 올해 3월 이 지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피아트를 사실상 인수했고 폴란드에는 1000㏄급의 소형 미니밴 아길라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등 동유럽진출의 발판도 닦아 놓았다.

여기에다 내수규모 100만대를 자랑하는 한국시장에서 3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있는 대우차를 인수한다면 GM으로서는 전세계 주요 길목을 모두 지키는 셈이 된다.

특히 GM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시장에서의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25만대에 불과한만큼 대우자동차 인수만으로 전체 아시아·태평양시장의 판매대수를 능가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GM은 표면적으로는 일괄인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정밀실사 뒤에는 인수대상에서 적지않은 사업장을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이란 등 미국의 적성국가에 있는 사업장이나 쌍용차 평택공장 등은 인수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인수가격도 큰 관심사. 지난 6월말 인수전에서는 포드가 워낙 고가격을 쓴다는 소문이 나돌아 GM이 40억달러를 써내긴 했으나 이번 인수전에서는 가격을 대폭 후려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수의계약이 될 전망이어서 GM에 사뭇 유리한 국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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