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전태일 34주기를 맞아 그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4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전태일기념관 건립의 의의와 추진방향’ 토론회가 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김동완·추진위) 주최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해 전태일기념관 건립이 갖는 역사적 의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오갔다.

김동완 상임대표는 "청계천의 가장 상징적인 역사는 바로 전태일의 분신 항거 사건”이라며 “청계천 복원에서 전태일을 기념하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의 기여와 희생, 역사발전을 위한 투쟁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미공병단 터(을지로 6가)에 ‘전태일기념공원’ 조성과 ‘전태일기념관’ 건립 △청계천3~7가 ‘전태일거리’ 또는 ‘전태일로’ 명명 △‘전태일 다리’ 또는 ‘태일교’ 명명 △분신장소 표지석 건립 등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요구사항이 이뤄질 경우, 청계천 일대는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알려낼 수 있는 서울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언제부터인가 전태일의 투쟁과 사상이 하나의 역사로만 읽혀지기 시작했다”며 “특히 노동운동 진영 내에서 전태일의 노선은 자본과의 적극적인 대결투쟁을 요구하는 80년대 후반 이후 하나의 전사(前史)로만 다뤄지고, 귀감은 될지언정 사표는 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민주노조운동 진영이 전태일의 분신투쟁을 자기 역사의 일부로 간주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노동 밖의 사회에서 전태일을 기억하고 기념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며 “전태일기념관 건립은 우리사회 노동자의 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이 물질적 성장으로만 버티는 사회가 아니고 인간존중과 민주주의로 버티는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산교육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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