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는 1일 한국정부와 국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스크린쿼터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대사는 이날 고대 LG-포스코경영관에서 'FTA 이정표(Roadmap to FTA)'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한·미 양국이 FTA체결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스크린쿼터"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영화산업은 아시아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도 상영일 중 40%를 한국영화로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것이 불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은 FTA나 스크린쿼터 둘 다 가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스크린쿼터를 원하는 한국 국민이 많아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이해한다"며" 그러나 한국 정부가 자국내 영화산업에 대한 지원을 원한다면 스크린쿼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가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크린쿼터 외에도 양국의 FTA 논의 과정에서 노동, 환경, 의학, 과학기술 등 모든 부분이 협상 테이블에 놓여야 한다"며 "한국은 개별산업 보호에만 치중하지 말고 일부 품목에 대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민감해 하는 쌀이나 밀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둘 수 있지만 농업부문 전체를 협상테이블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며 "특정품목에 대해 즉시 체결될 필요는 없지만 협상테이블에는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힐 대사는 이어 비자문제에 대해 "아침에 대사관에 들어설 때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단기적으로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비자 면제국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대선에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과 케리 상원 의원 중 누가 당선돼도 양국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6자회담의 틀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당사국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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