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에 주둔 중인 자이툰부대에 대한 테러 위협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 부대 근처에서 최근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땅 속에 매설된 폭발물이 우연히 터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테러세력이 설정한 한국군 철수시한에 맞춰 사고가 난 점에 비춰 테러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이툰부대 관계자는 27일 오후 2시37분께(현지시간) 자이툰부대 정문 왼쪽의 외곽 경계선 800m 목초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물이 터져 방목 중이던  양 24마리가 죽었다고 2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병이 자이툰부대 정문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중 인근 지점에서 폭발음이 발생해 그 쪽을 바라보니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폭발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폭발로 인해 땅에 지름 5cm, 깊이 50여cm의 구덩이가 파진 것으로 안다. 사고 직후 자이툰부대의 폭발물처리반(EOD)과 미군, 현지 민병대인  페쉬메르가와 합동으로 테러 또는 불발탄에 의한 폭발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장의 폭발 흔적으로 미뤄 로켓추진수류탄(RPG)  등에  의한 테러 공격보다는 땅 속에 묻혔던 폭발물이 터져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테러세력이 운영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아랍 웹사이트 `오픈포럼'이 최근 한국군의 철수시한으로 못박은 시기에 맞춰 폭발물이 터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는 저항세력에 의한 테러 공격에 의해 발생했을 수 있다고 군 관계자가 분석했다.

자이툰부대는 이달 19일 한국군이 1주일 이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24일에도 무자헤딘(전사)들이 아르빌로 이동해 한국군을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자이툰부대는 테러징후 평가단계인  '보통(green)→긴장(amber)→위협(red)→위급(black)' 가운데 3번째로 위험한 '긴장' 단계를 유지한 채 장병 및 교민들의 영외 출입을 차단했다.

한편 군은 한국군 장병 2천900여명이 주둔 중인 지역에서 폭발물이  터져  대형 인명사고가 날 뻔했는데도 사건 발생 이후 16시간이 지난 뒤에야 사고 개요를  발표해 자이툰부대의 치안불안 상황을 감추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자이툰부대 주둔지는 지뢰 제거와 3중 경비시설 설치, 충분한  경계  인력 및 장비 확보 등으로 인해 안전하다고 주장해온 군 당국의 발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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