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호텔업계 전체를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업을 하고 있다. 이 교섭은 호텔의 정규직 뿐 아니라 룸메이드, 외식사업부 등 이미 아웃소싱 영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의 동일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2일 민주노총은 ‘2004 하반기 국제연대 활동가 포럼’을 열었다. <사진> 이 워크숍에서 비정규, 이주노동자 조직을 위한 노조의 전략에 대한 미국 사례를 발표한 미국노총(AFL-CIO) 아시아태평양노동동맹(APALA) 초대의장을 지낸 UCLA 노동연구소 소장 켄트 왕(Kent Wong)은 지금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등 미국의 3개 대도시 34개 호텔 노동자 1만여명의 파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주노동자, 유색인 노동자, 그리고 여성노동자들이 대다수로 조직된 노조인 미국 의류호텔노조(UNITE HERE)는 거대 호텔들과 교섭을 할 수 있는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NITE HERE는 전 봉제섬유산업종업원노조(UNITE)와 전 호텔및레스토랑종업원국제노조(HERE)가 올 7월8일 통합, 결성됐으며 44만명의 현직 노동자들과 40만명의 퇴직자들이 가입돼 있다. 현재 이 노조는 다른 도시 호텔 노동자 수준의 임금인상, 협약 만료일을 2006년으로 정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건강보험료 인상, 연금 삭감 등을 주장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2009년 협약만료를 받아들여야만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켄트 왕씨는 “호텔기업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인수·합병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불과 4개의 거대 호텔기업(메리어트, 힐튼, 스타우드, 하얏트)이 현재 호텔산업 총 매출액의 22%를 점유하게 됐다”며 “이 때문에 노조도 단체교섭을 같은 시기에 진행함으로써 교섭력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2009년까지 기간을 넓혀서 이를 방해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현재까지 3개 도시 호텔파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호텔들에서는 2,600여명의 노동자들이 호텔 출입을 봉쇄당하고 있다.

한편 로스앤젤래스 호텔사용자위원회(EC)에 소속한 9개의 호텔 중 하나인 '월셔 그랜드 호텔 앤 센터'는 국내기업인 한진그룹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호텔이다. 이 호텔은 최근 파업이 진행되면서 30년 넘게 근무해온 여성 노동자를 포함, 17명의 세탁실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했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은 채 단체교섭에도 응하지 않고 있어 한진그룹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