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노조의 파업현장에 투입됐던 경찰병력이 회사쪽으로부터 식사를 제공받으면서 1억8천만원에 달하는 식사대금의 일부만 지불한 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의원이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뒤늦게 미지급금을 청산한 것으로 드러나 노동쟁의 현장에 투입된 경찰의 법 집행에 대한 공정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11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지난 7월22일부터 9월9일까지 여수 LG칼텍스의 파업현장에 투입된 경찰병력이 이 회사 구내식당과 식사제공 계약을 맺고 1억8천만원 어치의 식사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지난 9월14일 3천여만원을 식사대금으로 식당쪽에 지급했으며 나머지 1억5천여만원은 경찰병력이 철수한 지 한달여가 지난 뒤인 10월 5일에야 지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영순 의원은 11일 “경찰이 나머지 식대를 지급한 10월 5일은 국감을 준비하면서 경찰쪽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한 이후 시점”이라며 “LG칼텍스 회사쪽과 체결했다는 급식제공단가계약서에 식비지급 절차에 관한 사항이 없는 점, 이 사안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한 뒤에야 잔액 1억4천724만원을 지급한 점 등으로 볼 때 경찰쪽의 처신이 투명하지 않은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LG칼텍스 구내식당쪽과 1끼 2,500원씩에 식사를 제공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고 식대 1억8,011만원 중 일부인 3,287만원을 9월 14일에 지급했으며, 잔액 1억4,724만원은 10월 5일에야 뒤늦게 지급했다.

국감자료에서 경찰은 “중대별 식비 정산과정과 행정처리, 동원매식비 부족에 따른 예산처리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면서 지급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영순 의원은 이와 관련 “파업현장에 투입된 경찰병력이 회사쪽으로부터 실비로 식사를 제공받고도 대금을 즉시 지불하지 않은 것은 상당한 편의를 제공받은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이해관계를 가진 회사쪽으로부터 식사편의를 제공받았다면 경찰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기를 기대하기 힘들므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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